전남 유화산단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서두를 때

2023년 07월 25일(화) 20:26

전남도가 외부불경제를 유발하는 석유정제·저장시설, 유해화학물질 취급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부과를 위해 중앙정부, 국회의원 면담 등 공감대 확산에 나서고 있다. 외부불경제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제활동이 시장 거래를 거치지 않고 직접 제3자의 생활이나 경제 활동에 불리한 영향을 주는 효과다. 현재 국회에 과세 입법안이 발의돼 있으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보류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 경영 부담과 물가 상승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기초산업으로서 대한민국 첨단전략산업 대도약의 토대가 되고 있으나 폭발 화재 및 유독가스 누출 등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은데다, 환경오염 등으로 인근 주민의 생명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지만, 산단에서 거둬들인 세금의 97%가 국가로 귀속돼 재정 지원에 어려움이 큰 실정이다. 전남도는 지난 2월 유사한 상황의 울산시와 공동으로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열어 주민 안전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확대 및 국세의 지역 환원에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재난 관리와 환경보호·개선사업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 기업의 고충도 따르겠으나 외부불경제에 수반되는 사회적 책임, 글로벌 화두인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에서도 타당성을 갖는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도 반대할 명분이 없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영록 지사의 건의에 “위험시설 등 입지지역에 대한 외부불경제 요소 해소를 위해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생각하고 전남도와 뜻을 같이 하겠다”고 답했다.

전남도는 한국지방세연구원과 함께 연구용역을 통해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 10월 정책세미나를 개최해 전국 이슈화를 도모한다. 유화산단의 지역자원시설세 과세를 조속히 실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자주 재원을 확충함으로써 도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하겠다. 연간 약 6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입법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