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면허 인증 ‘구멍’…무면허로 ‘쌩쌩’ 앱서 주민증 미등록해도 이용 가능…초·중생 손쉽게 탑승 2인 동반도 빈번…곳곳 무단방치에 “환승주차구역 추진” 주성학 기자

2023년 07월 25일(화) 21:21

25일 오후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 인근 도로. 중학생 2명이 헬멧을 미착용한채로 전동 킥보드에 올라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주성학 기자

공유 전동 킥보드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이용자들이 늘고 있으나, 면허 인증 과정이 허술해 무면허 초·중학생들도 손쉽게 타고 있어 안전을 위한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해당 전동 킥보드는 여전히 인도·도로·주택가 등 곳곳에 무단으로 방치돼 있지만 이를 처벌하거나 방지할 조항이 없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5일 오후 광주 남구 빛고을시민문화관 인근.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중학생 2명이 전동 킥보드에 같이 탑승한 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도로 우측에 주차된 차량이 있자 이들은 도로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빠른 속도로 움직였다.

전동 킥보드를 자주 이용한다는 중학생 이모(15)군은 “스마트폰과 체크카드만 등록하면 면허 확인 과정 없이 사용할 수 있어서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는 만 16세 이상 면허 취득자만 이용할 수 있으며 안전모 착용, 2인 이상 탑승 금지 등의 사항을 어길 시 과태료 및 범칙금을 받게 된다.

하지만 면허 취득이 불가능한 나이의 초등·중학생들도 허술한 확인 절차로 인해 손쉽게 전동 킥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 전동 킥보드 대여 앱에서 휴대전화 인증 후 체크카드를 등록하자 면허 인증 과정 없이 바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전동 킥보드 앱에서는 ‘운전면허증이 등록되지 않았다’는 메세지가 떴지만, 좌측 하단의 다음에 등록하기를 누르자 전동 킥보드 사용이 가능했다.

이와 함께 전동 킥보드가 인도·차도 등 곳곳에 방치돼 있어 보행자와 운전자들도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북구 오치동 미래아동병원 인근의 횡단보도와 골목 입구에는 전동 킥보드가 방치돼 있었다.

한 운전자는 도로에 세워져 있는 전동 킥보드 때문에 차량에서 나와 직접 옮기기도 했다.

운전자 김형준(33)씨는 “골목에 방치된 킥보드들이 수두룩하다”며 “치워진 곳은 치워지고 방치된 곳은 매번 똑같은 상황인데 관련 업체에서는 뭐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전동 킥보드 숫자는 2021년 4천400대, 2022년 6천400대, 2023년(6월 기준) 8천169대로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현재 광주시 내 전동 킥보드 관리 업체는 5곳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청소년의 킥보드 이용은 교육청과 연계를 통해 전동 킥보드 사용 및 위험성에 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경찰과 협력해 합동 집중 단속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며 “인도 및 도로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는 올해 초부터 민원신고 시스템을 통해 빠른 회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구청과 협의를 통해 다중 이용 구간을 중심으로 환승주차구역을 세워 무질서하게 이용되는 공간을 200개소로 추려 정리하고자 한다”며 “상위법안이 없어 행정력을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그 외의 방법을 통해 시민들의 안전과 불편함이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