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총파업…광주 의료계 노사 갈등 ‘몸살’ 시립1요양병원 42일째 파업…2병원, 전 환자 퇴원·전원 요청 조선대병원도 27일부터 총파업…市, 내달 3일 해법 모색 집담회 오복·안태호 기자

2023년 07월 26일(수) 21:03

광주 의료계가 ‘인력 확충’, ‘임금 협상’ 등을 놓고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시립1요양병원 노조는 40여일 넘게 파업 중이며 최근 노조원 일부가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시립2요양병원도 노조 파업이 길어지면서 모든 환자에 퇴원 요청을 하는가 하면 구두협약을 마쳤던 조선대병원마저 최종 협상이 결렬돼 다시 무기한 총파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26일 광주시립제1요양·정신병원과 제2요양병원 등에 따르면 광주시립제2요양병원장은 지난 24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전원, 퇴원을 예고하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제2요양병원이 노조 파업에 따른 진료 공백이 발생한 데다 위탁 운영 계약 만료까지 임박해 이달 말 이후 운영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다.

병원 측은 “파업에 참여하는 인력이 80%에 달해 일부 간호 인력만으로 더는 환자를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가피하게 전체 입원환자에 대해 27일까지 전원 및 퇴원 조치를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2요양병원의 경우 이미 환자 40여명이 떠나고 130여명만이 남아있는 상태다.

다만 제1요양병원은 전체 의료인력 200여명 중 30여명만 파업에 참여해 운영에는 이상이 없지만, 이들 중 8명이 전날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면서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병원 측은 “현재 노사 간에 남아있는 이견은 호봉제, 성과연봉제의 결정 뿐”이라며 “오는 8월3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 조선대병원지부도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4일 구두협약으로 병원측과 합의했던 교섭 내용 중 ‘인력 충원’에 대해 이견이 발생, 최종 교섭이 결렬돼서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3-14일 이틀간의 파업 진통 끝에 어렵게 구두합의에 이르렀지만, 병원 측의 계속되는 연기 요청으로 잠정합의 조인식을 진행하지 못했다”며 “어렵게 만난 병원장은 구두합의 내용을 부정하고 간호사 추가 배치 등 적정 인력 확보와 정원 유지에 대한 사항은 단체교섭 안건이 아니기 때문에 승인하지 못한다는 합의 불발의사를 밝혔다”고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조선대병원은 “간호사 배치 문제는 단협안에 남기지 않기로 했으나, 잠정 합의안을 정리하면서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며 “병원 운영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오는 8월3일 전일빌딩245 중회의실에서 민관협치협의회 주최로 광주시립요양병원 갈등 해법 모색을 위한 집담회를 개최한다.

/오복·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