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공대 총장 해임은 대학 운영 포기하란 것

2023년 07월 30일(일) 19:58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산업부는 윤의준 총장이 한국전력 컨설팅에서 지적한 학교의 비위사항을 이사회와 산업부에 보고하지 않았고, 법인카드 사용·관리 부적정 등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이사회에 해임을 건의했다. 이에 전남도는 관련 규정의 위반 내용과 정도를 고려할 때 과도하다고 도민들의 깊은 우려를 전하고 있다.

에너지공대 개교는 국가균형위원회 의결, 국무회의 보고, 여야 합의 특별법 통과까지 녹록지 않은 고비마다 호남인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은 결과로 가능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한전이 함께 지원해 2022년 3월 제1회 입학식을 열고 본격적인 학사 운영에 들어갔다. 서울공대, 과기 특성화대 수준으로 2년 연속 높은 모집 경쟁률을 기록했고,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KAUST),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세계 유수 연구기관과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는 등 성장 잠재력도 뛰어나다. 2050년 에너지 분야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순항하는 중이다.

전남도는 설립 초기 시스템 불안정, 인력 부족 등 다양한 장애 요인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치열했던 총장과 교직원 일동의 노력이 부정적인 인식을 남기게 돼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윤 총장 해임 건의에 대한 대학의 대응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윤 총장은 전문가 추천과 공개 모집한 174명의 국내외 후보자 중 엄정한 심사를 통해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됐다. 해임은 지나친 조치다. 대학 운영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 별개로 학교의 부정, 비위는 당연히 바로잡아야 한다.

한국에너지공대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 과제에서 출발한 공공형 특수대학이다. 호남이 산학연 클러스터를 통해 글로벌 허브로 발전하는데 심장 역할을 맡고 있으며,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재인 정부 대선과제라는 점을 염두에 둔 흠집내기, 표적 감사는 아닐 것이다. 설립 취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미래 성장동력이다. 에너지공대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계속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