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물관리 / 박준열

2023년 07월 31일(월) 20:03

박준열 광주 상수도사업본부 기술부장

물은 생명의 근원이라 불리 듯 지구상에는 물이 있었기 때문에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생존해 왔다.

고대문명도 황하 등 대하천을 중심으로 싹을 틔웠다. 상하수도 보급은 인간의 평균 수명을 20년 이상 늘린 것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과거부터 인류는 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즉 치수능력에 따라 문명과 나라의 운명이 결정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서양 문명의 원류라 할 수 있는 로마와 중국이 좋은 사례이다. 물을 잘 활용하지 못한 수많은 민족이 사라져 갔지만 로마와 중국은 농업용 치수부터 목욕탕 등 개인 위생 발전까지 다양하게 활용한 점에서 인류 문명의 선구자였고 동서양 문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물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작년부터 올해 봄까지 역대급 가뭄으로 제한급수 위기에 직면하는가 싶더니 여름 장마철 들어서는 기록적 폭우로 전국이 초토화 되는 등 홍수걱정을 하는 극과극의 상황을 겪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관행을 답습하는 물 관리 대책으로는 이상기후에 따른 극단적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이에 우리시는 지난 6월 기후변화로 일상화되고 있는 다양한 기후위기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가뭄·홍수·폭염 안심도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가뭄·홍수·폭염 등 3대 기후재난에 대비한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 피해를 최소화하고 도시 회복탄력성을 증진시켜 나갈 계획이다.

여기서 물과 관련된 가뭄과 홍수에 대한 계획을 살펴보자면 먼저 가뭄 대책으로 물길 연결(워터그리드)로 ‘동복댐 하나 더하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제한급수 위기에 따른 물 공급 대책으로 마련한 1일 5만t의 영산강 비상급수체계를 예산을 투입해 2026년까지 10만t으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영산강 강변여과수 10만t 개발, 농업·생활용수 연계 11만t 등 하루 약 30만t 이상의 대체수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긴급누수탐사 사업, 노후상수관 정비 사업, 블록시스템 구축 등 상수도 현대화사업을 2026년까지 집중 추진, 현재 5.7%인 수돗물 누수율을 2026년까지 2.5% 미만으로 낮출 예정이다.

홍수 대책으로는 지방하천, 상습침수지역 등 홍수취약지구 12개소를 선제적으로 정비한다.

우산지구, 문흥성당 일원, 북구청사거리, 신안교 일원 등 상습침수지역 4개소에 예산을 투입해 2028년까지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한다. 운정천, 용전천 등 6개 지방하천에 대한 하천 폭 확장과 제방 축조 등 정비도 지속 추진한다.

노후하수관로 중점관리지역인 서방천 배수구역과 용봉나들목(IC)·공구의 거리에는 빗물펌프장 등 침수예방시설을 설치해 집중호우에 대비할 계획이다.

특히 홍수 감시·예측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도시침수예상지도를 고도화하고, 2026년까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하수도시설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작년부터 올해 봄까지 지속된 극단적 가뭄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전문가들은 이상기후에 따른 대홍수나 가뭄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미 우리들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기후위기에 대비해 공공부문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절수 실천 등 물 수요관리도 중요하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지난 4월 둘째 주 절수율은 11.8%, 장마철인 지난주에는 9.2%를 유지하는 등 절수 실천이 습관화 되고 있는듯 해 드높은 시민정신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제 예전에 당연한 듯 펑펑 물을 사용하던 호시절은 지나가버렸을 수도 있다.

10년 후는 물론 내년에 당장 100년 빈도의 가뭄이나 홍수가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춘 물 관리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아껴 쓰고 다시 쓰고, 홍수 대비 빗물받이 덮개 제거 등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지역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