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日 강제노역 판결 서둘러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공동성명 발표 4년7개월째 계류…원고 4명 중 유가족 1명만 남아 안태호 기자

2023년 07월 31일(월) 20:45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 시민단체들이 전날 숨진 미쓰비시 강제노역 피해자 고(故) 김재림 할머니를 추모하고 사법부의 신속한 강제노역 판결을 촉구했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31일 공동성명을 통해 “강제노역 관련 판결을 지체하는 대법원은 사법부의 역할을 포기하면서 일본 피고 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할머니들의 기댈 곳은 사법부뿐이었지만 대법원이 끝내 김 할머니의 바람마저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는 “대법원은 지난 2012년 5월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 제철 강제노역 소송에서 기존 하급심 판결을 뒤엎고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 환송해 2018년 10월30일 대법원 전원 합의체가 일본 피고 기업의 배상 책임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할머니도 다른 원고 4명과 함께 지난 2014년 2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2월5일 승소했으나 이후 4년7개월째 대법원에 사건이 계류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할머니 사건 역시 원고와 피고만 다를 뿐 일본 정부와 피고 전범 기업의 반인도적 불법 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라는 점에서 사건 구조와 맥락이 다르지 않다”며 “이미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 대법원은 비슷한 사건들을 최소 4년 이상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강제노역 관련 소송은 김 할머니 사건을 포함해 9건으로, 소송 원고 4명 중 3명이 판결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심선애, 양영수, 김재림 할머니가 차례로 돌아가셔 피해 당사자는 모두 사망했으며 도난카이 대지진 유가족 88세 할아버지만 남아 있는 상태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