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호선 공사…뒷전으로 밀려난 ‘시민 안전’ 잦은 선형 변경에 차선 좁아 운전자 ‘위험천만’ 상무지구, 시내버스 출·퇴근 시간대 체증 극심 높은 임대료·금리까지 겹쳐 상인들 영업 포기도 박선강 기자

2023년 08월 02일(수) 20:50

지하철 공사장 ‘불편·혼란·위험’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늘어난 차량 통제구간과 잦은 선형변경, 좁아진 차선으로 인해 출·퇴근시간 뿐 아니라 평소에도 운전자들의 불편이 뒤따르고 있다. 사진은 서구 상무지구 공사 구간./김애리 기자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해 시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잦은 선형 변경으로 운전자들의 위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좁아진 차선 탓에 시내버스가 주행 차선을 침범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출·퇴근 시간 도심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광주시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시청-월드컵경기장-백운광장-광주역-첨단-수완-시청) 공정률은 지난 7월30일 기준 56%다.

복공판 설치 공사로 인해 기존 직선 구간 곳곳에 커브가 생겼는데 각이 좁아 운전자들이 해당 구간을 지날 때마다 차선을 지키기 위해 급조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빈발하고 있다.

특히 상무지구의 경우 시내버스가 지날 때면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거나 커브 구간을 통과할 때 많은 다른 운전자들이 서행 또는 정차, 정체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평소 출·퇴근 시간에 신호 대기 1-2차례면 지날 수 있는 곳이지만 2호선 공사 이후 최대 3-4번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

잦은 선형 변경으로 인해 명확하지 않은 차선 역시 운전자들을 당황케 하는 이유로 꼽힌다.

게다가 집중 호우나 소나기가 쏟아질 경우 차량 내에서 차선 구분을 명확하게 하기 힘들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한 운전자는 “출·퇴근 때 이용하는 도로인데도 차선이 자주 바뀌면서 혼란스러울 정도다. 도로 폭마저 좁아 사고가 발생할 뻔한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지하철 공사를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시민 안전이 우선 아니냐”고 지적했다.

운전자 안전 문제 뿐만 아니라, 인근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실제 상무지구 한국은행 맞은 편에서 세정아울렛 방향의 상가 건물 곳곳에는 ‘임대 현수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실정이다. 지하철 공사로 인해 차량 정차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매출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포장 손님마저 끊겨 결국 장사를 포기하는 바람에 상무지구 상가 공실도 늘어가고 있다는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현기 공인중개사는 “올해 1분기보다 공실이 늘었다”며 “고금리가 상인들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지만 지하철 공사도 공실이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 구간의 차선이 좁아진 이유와 관련, 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차로 폭을 줄이더라도 최소한의 차로 수를 확보해야 통행 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광주경찰청의 승인을 통해 폭이 좁은 구간의 경우 최소 도로 폭인 2.75m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복공판 설치가 대부분 교차로 중심으로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상무지구 한국은행에서 세정아울렛 방향에 대해서는 당초 지난달까지 마무리 예정이었는데 장마 탓에 다소 기간이 지연됐다”며 “조만간 복공판 설치가 완료되면 현재 상황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공사에 따른 공실 발생의 경우 현재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영업 보상 대상자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다만, 공사 구간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인근 식당을 이용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는 게 도시철도본부의 설명이다.

도시철도본부 관계자는 “당분간 완전 소통은 어렵겠지만 위험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시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