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열대화 폭염에 전력 수급도 비상이라는데

2023년 08월 03일(목) 20:04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 전기 사용이 폭증하고 있다. 전력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국은 다음주 초 올 여름 최대 수요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종합대책 수립 당시, 8월 2주차의 최대 수요를 92.7-97.8GW로 예측하고, 공급 능력은 106.4GW 수준으로 잡았다. 하지만 최근 기상청 예보를 바탕으로 최대 수요를 오는 10일에서 7-8일로 앞당겼으며 92.9GW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공급 능력이 다소 낮아졌다는 것이다. 지난주 영광 한빛 2호기 고장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한빛 5호기 정비와 양산 열병합 상업운전 등이 지연되고 있어 103.6GW로 산정했다.

산업부는 제6호 태풍 카눈, 발전설비 고장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해 예비력이 떨어질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먼저 발전사업자들과의 협의로 0.5GW의 추가 자원을 확보했다. 또한 공공기관 에어컨 사용 절감조치 시간을 늘리고, 예비력 수준에 따라 다소비 건물과 사업장에는 조명 소등, 냉방기 순차 운휴 등을 요청해 수요를 최대 1GW 줄일 계획이다. 현재는 예비력이 9.1GW 이상 확보돼 수급에 문제가 없다. 경보기준에 못미친다. 예비력이 5.5GW 이하이면 ‘준비’, 4.5 ‘관심’, 3.5 ‘주의’, 2.5 ‘경계’, 1.5 이하 ‘심각’으로 구분돼 있다.

그치만 안심하긴 이르다. 예상을 뛰어넘어 공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큰 일이다. 과거에 경험했던 블랙아웃, 대규모 정전사태가 그것이다. 살인더위가 닥쳤다. 광주·전남 지역도 낮 최고 기온이 36도에 달하고 온열질환자는 110명을 돌파했다. 첫 사망자도 나왔다. 축산 피해도 심상찮다. 지금까지 전남 13개 시·군 35개 농가에서 1만2천여 마리가 폐사했다.

지구가 용광로처럼 펄펄 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폭염 위기경보 수준도 최고인 ‘심각’ 단계다.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열대화의 시작이다. 당국의 전망도 그렇고, 극한 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전력 공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국가적 재난을 막기 위해 총력 비상 체제를 유지해야 하겠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미래 시스템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