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법인’ 세워 돈세탁…수수료 수십억 챙긴 일당 덜미 범죄 규모 수백억대 추정…경찰, 주범 A씨 등 2명 구속영장 안재영 기자

2023년 08월 03일(목) 21:05

‘유령 법인’으로 불법 도박사이트의 돈세탁을 돕고 수수료로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검거됐다.

3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법·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41)씨 등 4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보낸 돈을 재이체 또는 현금으로 인출한 뒤 다시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돈세탁’으로 불리는 이들의 범행은 지난 1일 “통장 거래가 중지됐다. 개인 정보가 도용당한 것 같다”는 신고 전화에 덜미가 잡혔다.

신고 접수 직후 경찰은 위치를 전달 받은 광산구 소재 사무실로 출동, 현장을 급습했다.

현장에서 경찰은 주범 격인 A씨와 계좌·도장 관리책, 불법 자금 전달책 등 4명을 긴급 체포했다.

또 통장 27개, 인감도장 20개, 법인 카드 15개, 컴퓨터 6대, 범죄 수익금으로 추정되는 현금 6천600만원 등을 증거품으로 확보했다. 체포 후 약 이틀간의 조사 결과 이들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 실체가 없는 유령 법인을 세운 뒤 개설한 27개의 계좌로 타 범죄 조직의 수익금을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달받은 수익금은 특정 계좌로 재이체하거나, 현금으로 바꾼 뒤 다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환전 수수료 명목으로 인출·재이체 금액의 일부를 챙겼다. 이들이 챙긴 금액이 수십억대로 추정됨에 따라 돈세탁 규모는 수백억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경찰은 우선 비교적 수사에 협조적인 2명은 불구속 입건했으며, 주범 격인 A씨 등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압수한 증거품에 대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는 등 추가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A씨 일당에게 돈을 보낸 다른 범죄 조직도 쫓을 계획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