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의웅의 캔버스 산책]영산강 350리(2)

2023년 08월 07일(월) 19:52

무등산은 영산강 유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광주·담양·화순에 거쳐 우뚝 솟은 무등산은 어디에서 보나 둥그런 모습을 하고 있어 유순하고 듬직한 느낌을 준다, 시내와 가까이 있으면서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는 산으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또 무등산은 크고 듬직한 만큼 많은 물을 품고 있다가 아래로 흘러 보내 영산강의 원천이기도 하다.

이번 캔버스 산책은 무등산장에서 시작한다. 계곡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에 넋을 빼며 감탄을 연발한다. 어느 결에 소쇄원 계곡과 만나고 광주와 담양의 경계를 이르르며 다시 고즈넉하게 흐른다.

완만한 흐름 속에 완벽당·식영정을 거쳐 광주호까지 숨가쁘게 달린다.

광주댐은 조성되기 전부터 어릴 적 추억이 많은 곳이다. 광주댐 중앙으로 흐르는 이곳은 영산강 물 줄기 중 가장 아름답다. 댐이 생긴 후엔 또 다른 추억이 있다. 댐 이전의 아름다운 물 줄기를 회상하면서 댐 얼음 위를 걸어 소쇄원 앞까지 걸어갔던 옛 기억을 더듬었던 추억이다. 아, 눈물 나도록 그립다,

댐에서 약 2시간쯤 걸었을까. 장운천과 88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창평천이 합류한다. 언덕 위에 송강정이 서 있고 그 아래 쌍교가 보인다.

거기 역시,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장소다. 매년 여름이면 나의 고향 서방 동네 어머니·할머니 등 어르신들과 어린아이들이 함께 몰려가 화전놀이와 모래찜을 하곤 했다. 모래가 너무 깨끗했다. 운동장 넓이의 모래 사장에서 모래찜을 하던 틈틈이 했던 화전놀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어머니를 모래로 묻어 드리고 일본식 종이 우산으로 얼굴에 그늘을 만들어 드린 후 다리 밑에서 아이스케키와 얼음과자를 사먹던 생각이 난다. 이제는 붙잡을 수 없이 저만치 가버리고 만 옛 기억이 눈물이 돼 젖는다.

아쉽게도 지금은 모래 한톨 볼 수가 없다. 옛 추억을 꾹꾹 가슴에 눌러가며 쌍교와 송강정을 뒤로 하고 봉산 초등학교 앞을 지난다. 드디어 와오리 마을 앞 새보들에서 영산강 본류와 만난다. 다음은 광주천 발원지 샘골에서 서구 치평동을 지나 영산강을 만날까 한다.

‘식영정에서 바라 본 무등산’

<영산강에서 화가 노의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