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칼럼]인기와 인정은 다른 겁니다 / 김경한 |
| 2023년 08월 07일(월)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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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청년 활동을 한 지 7년이 됐고, 그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국가와 지역의 청년 정책을 평가하기도 하고, 공기업 소속의 청년 위원에 이어 마을에서 청년을 대표하기도 했다. 청년으로서 탐나는 자리였다. 그래서 관심 없는 분야지만 추천을 받아 어부지리로 하게 된 경우가 있다. 지금은 무분별하게 몸담았던 활동에 대해 반성한다.
이제는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그중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다. 현재의 청년이 인정을 받을 수 있어야 다음 청년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일례로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 청년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청년 정치인 한 두 명의 실수는 이내 “그럴 줄 알았다”라는 말로 모든 청년의 기회를 가로막게 된다. 뛰어난 청년 정치인이 있어야 청년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그에 맞춰 청년들이 정치에 뛰어들 것이다. 성공한 청년 창업가는 청년들을 창업으로 이끌고, 유명한 청년 예술가는 청년들을 예술로 인도하게 된다. 인기는 초기 관심에 그치지만 인정은 다른 청년들에게 길을 만들어준다.
사회에서 청년이 인기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자유로움이다. 기존에 기성세대가 참여하는 단체 또는 위원회는 명확한 업무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그리고는 평가를 부탁하거나 제안을 요청한다. 그러나 청년이 참여하는 단체 또는 위원회는 새로운 것을 요구한다. “청년답게”라는 말과 함께 자유롭게 해보자는 이야기를 꺼낸다. 한숨이 나올 뿐이다. 자유로운 청년에게 자유로움을 준다는 게 잘못된 일이냐고 되물을 수 있다. 하지만 청년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차별화를 아무런 보상과 동기부여 없이 당연하게 요구한다. 청년이 원하는 자유의 정의를 원치 않는 일을 원 없이 하겠다는 것으로 변환시켜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권유한다. 지긋지긋한 반복이다.
청년의 인기는 다른 세대의 질투를 유발하고 있다. 청년만 국민이냐며 청년희망적금, 청년도약계좌와 같은 지원제도를 비판한다.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된 2022년 2월 당시 가입자는 289만5천546명에 달했지만 2023년 5월 말 기준 중도 해약자 수는 68만4천878명으로 집계됐다. 중도 해약률은 23.7%였다. 청년이 머리가 나빠서 높은 이자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높은 이자를 포기할 만큼 오늘의 현실이 녹록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이 없어서 포기가 쉬운 것이다. 2년 만기를 버티기 어려운 청년에게 5년 만기의 청년도약계좌 또한 높아만 보인다. 청년들의 인기를 시기하기에 앞서 청년들을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부모보다 못사는 첫 번째 세대가 지금의 청년이라고 말한다. 출산율, 혼인율, 취업률, 자살률 등 각종 지표가 청년들의 절망을 이야기해준다.
청년도 인기를 따라다니는 것을 멈춰야 비전이 보일 것이다.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잘할 수 있는지를 직시하고 그 자체를 존중하고 인정한 다음부터가 진짜 시작이 될 것이다. 완벽한 삶은 없다. 매일 성공하는 삶도 없다. 다만 나를 인정하는 삶을 살기 시작할 때 비로소 만족과 행복을 알게 되지 않을까. 인기 있다고 해서 특별한 건 아니다. 인정을 받아도 특별할 것 없다. 다만 청년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인기를 향유 할 권리는 없다. 청년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자신과 타인의 인정이다. 그 인정을 시작으로 청년은 지금과 다른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청년의 변화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면 청년을 인정해주는 것으로 마음을 전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