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 법 효력 상실 헌재 제시했던 개선 입법시한 7월31일 넘겨 김진수 기자 |
| 2023년 08월 07일(월) 20:40 |
‘공직선거법’의 일부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개선 입법 시한이던 지난 7월31일을 넘겨 법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공정하고 원활한 선거 관리를 위한 신속한 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7일 ‘선거운동 규제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 단순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 조항을 중심으로’를 다룬 ‘이슈와 논점’을 통해 ‘공직선거법’의 일부 조항이 법 효력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022년 7월 ‘공직선거법’의 내용 중 선거운동 등에 관한 규정 제68조 제2항과 제90조 제1항, 제93조 제1항, 제103조 제3항의 일부에 대해 단순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들은 구체적으로 ▲후보자와 배우자, 선거운동원 등을 제외한 사람이 선거운동 기간 중 어깨띠 등 표시물을 사용해 선거운동 금지(68조 2항) ▲선거일 180일 전부터 현수막 등 광고물 설치 금지(90조 1항) ▲선거 기간 중 향우회 등 모임이나 집회 금지(103조 3항)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시된 법 조항들은 선거에서의 균등한 기회를 보장하고 금권선거를 방지해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으나 헌재는 필요 이상으로 포괄적인 선거운동 금지라는 점, 다른 제한 수단을 통해 기회균등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중대하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조항은 정치권의 무관심과 여야의 한결같은 ‘네 탓 공방’ 등으로 인해 헌재가 제시한 개선 입법 시한인 지난 7월31일을 넘기면서 법 효력이 상실되고 말았다.
헌재의 판단 이후 1년이 지나는 동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헌재가 지적한 내용 중 ‘인쇄물, 현수막 등 시설물 설치 등의 금지 기간을 현행 선거일 18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단축하는 내용’에는 합의했지만 선거 기간 집회나 참가 인원 규정 등을 놓고는 지루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여전히 법사위에 계류 중인데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장 10월의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는 물론 내년 4월로 예정된 제22대 총선도 해당 법조항의 효력이 상실된 상태로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야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정치적 공방에만 열중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 위원들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마련을 위한 정개특위의 합의안이 국민의힘과 김도읍 법사위원장의 독단과 월권에 가로막혔다”며 “8월 국회 회기가 시작되면 즉시 법사위를 열어 최대한 신속하게 선거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 의원들은 “독단과 월권이라는 주장은 사실 관계를 왜곡한 것이다”며 “집회나 모임의 인원을 30명으로 제한하는 규정과 관련해 헌재의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지 여부 등을 두고 위원들 사이에 치열한 논의가 진행됐으며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송진미 입법조사관은 “법 효력이 상실됨에 따라 선거운동 기간에 누구나 표시물을 사용한 선거운동이 가능해지고 누구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현수막을 설치 게시할 수 있으며 광고 벽보 문서·도화 인쇄물의 배부·첩부·게시 등이 가능해 진다”며 “재보궐 선거와 제22대 총선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김진수 기자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