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모이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응원 기금

2023년 08월 08일(화) 19:58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거부한 일제 강제동원 고령의 피해자를 응원하는 시민 모금액이 4억원을 넘어섰다. 소액부터 십시일반 39일 동안 모은 결과물이다. 당초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기부자가 모금 건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여 큰 의미를 갖는다.

3자 변제 방식을 굴욕적인 대일외교로 규정하는 등 거센 반발이 평범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나타났다. 실제로 정부가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 원고들의 채권을 소멸하기 위해 법원에 공탁을 시도했다가 ‘불수리’ 처분되는 등 적법성이 다시 한 번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사연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익명의 한 여성은 “역사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분에 비하면 돈을 내는 일이 가장 쉬운 일이다. 한 맺힌 피해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렸으면 좋겠다”며 1천만원을 전달했다.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비롯 6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주도해 지난 6월29일 시작됐다.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금을 시민들이 직접 드린다는 의미로, 피해자들만의 외로운 싸움으로 둘 수는 없어서다. “추잡한 돈을 받지 않겠다”고 피해자들은 지금도 의연히 투쟁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운동에 함께 나서야 할 이유는 명백하다고 하겠다. 이번 모금액은 오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8·15 범국민대회에서 3자 변제를 거부한 양금덕 할머니와 이춘식 할아버지 등 4명에게 1억원씩 지급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흘린 눈물로 배 한 척을 띄우고도 남았을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 14살 어린 나이에 미쓰비시로 끌려간 양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진정한 사과 한마디를 듣는 것이다. 광복 후 78년, 무고한 조선인을 무수히 희생시킨 일본 정부는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가해자인 전범기업도 배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피해국이 떠안을 수 없다. 역사 정의를 바로세우는 시민운동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