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소년 무상교통’ 내년 첫발 뗄까 어린이 무임·청소년 정기권 1단계 시행 다각 검토 ‘한페이’ 현황 분석…최대 120억원 예산 범위 고민 시의회 “취지 공감하지만 예산 신중한 접근 필요” 박선강 기자

2023년 08월 08일(화) 20:30

사진=연합뉴스

강기정 광주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청소년 무상교통’이 내년부터 가시화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어린이·청소년 무료 기준과 연령대 등 경우의 수가 광범위한 만큼 실무진이 이를 줄이는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만 12세 이하 어린이(만 6-12세)는 ‘무임’, 청소년(만 13-18세)은 월패스, 정기권 발행을 1단계로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 우선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어 2단계로 어린이·청소년 모두 ‘무임’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광주시는 1단계의 경우 연간 90억원, 2단계는 연간 120억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전남 13개 기초자치단체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100원 버스’를 시행 중이며 부산시는 올해 하반기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 무상교통, 세종시는 2025년부터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는 마을버스, 시내버스, 지하철, 광역버스가 연계되고 있는데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과 관련한 무료 적용 범위와 시스템 변경, 적용 시점, 정확한 비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어린이 교통 지원과 관련, 대중교통 이용요금 무료 전환이 핵심으로 교통카드 단말기 요금(0원) 변경을 선행 사항으로 보고 있다.

청소년 교통 지원의 경우 어린이보다 상대적으로 이용이 많고 예산도 더 많이 들여야 하는 만큼 경우의 수를 줄여 현재 4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교통카드 단말기 요금 조정을 통한 요금 할인 ▲교통카드 단말기 요금 감면 ▲월 패스, 정기권 1만원 ▲월 패스, 정기권 2만원 등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정기권을 몇 명이나 이용할 지에 대한 정확한 산출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이용이 적어 예산을 들여 무료 전환을 위한 시스템 변경이 핵심이지만 청소년의 경우 신용카드와 달리 교통카드를 무기명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 지자체들이 버스 이용 요금을 인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2016년 8월부터 동결된 광주 시내버스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자칫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에 따른 인상으로 비춰질 수 있어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고 있다.

광주시는 시행 방안이 확정되면 내년 본예산에 관련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시의회에서 협조할 경우 내년부터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강기정 시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아동 무료, 청소년 정액권 문제는 내년 예산에 잘 반영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지난해 ‘한페이’를 통한 현황 분석 등을 통해 정확한 학생 이용 수와 예산을 산출, 조만간 강 시장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웅 광주시 교통국장은 “시행을 전제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에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시의회와의 협의를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의회는 아직 광주시의 정확한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지만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나윤 산업건설위원장은 “어린이·청소년 무상교통에 적극 공감하지만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실제 수요 예측을 위한 산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나아가 광주시, 시의회 뿐만 아니라 시교육청도 참여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