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가족재단 허스토리 공모전 수상작 전시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그녀들의 이야기 ‘CONNECT’ 주제…내달 27일까지 여성전시관 최명진 기자

2023년 08월 10일(목) 18:53

김정·김해숙 作 ‘여성의 나이듦’ 시리즈 김도희 作 ‘드로잉’ 시리즈

여성의 나이듦과 가사노동의 가치를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진지하게 그려낸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오는 9월27일까지 재단 3층 광주여성전시관 허스토리(Herstory)에서 제6회 허스토리 공모전 ‘CONNECT’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도희, 김정(혜윰), 김키미, 김해숙(여울) 4명 작가가 참여한다. 기획은 김효경, 전시 연출은 박화연이 맡았다.

이들은 지구 생태계의 구성요소들이 ‘유기체’라는 관점을 갖고 인간과 동물, 인간과 비인간동물, 자연 등의 관계를 다시 바라본다.

김도희는 인간과 비인간동물(물질)에 주목한다. 작품 속에는 오래되고 낡은 동네의 슈퍼, 고양이, 고목, 버려진 밥상 등이 담겨있다. 누구도 찾지 않는 오래된 물건들, 크고 작은 돌이나 나무들은 값어치와는 관계 없이 그 자리에서 묵묵히 오랜 시간 존재하며 때로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위로를 준다.

김키미作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 <광주여성가족재단 제공>

작가는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모든 것들을 다시 돌아보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어떤 이가 돼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김키미는 인간과 숲을 노래한다. 작가는 개발이라는 이름의 국가폭력 앞에 시민은 베어지는 한 그루의 나무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지키지 못한 분노와 슬픔으로부터 우울증이 깊어진 그는 지리산으로 들어가 스스로를 용서하려 노력하고 그저 사랑만 남기를 기도하며 말 없는 그림으로 기도한다.

김정·김해숙은 ‘나이듦’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억압과 통제된 몸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서로 마주보는 ‘여성’을 다룬다. ‘나이듦’이란 본래의 나를 되찾은 감격의 시간임을 말하며, 이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작가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계속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는 서로 긴밀히 연결된 유기체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생물학적 가족, 인간과 자연, 비인간 동물과 무생물·물체와의 연결과 관계성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특히 이번 작업은 우리 사회의 지배와 종속의 중심이 되는 ‘지식’(전무가)과 ‘무지’(비전문가) 사이의 독단적 경계를 고찰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한편, 전시 관람은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자세한 사항은 광주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재단은 관람이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전시를 영상으로 기록, 재단 유튜브 및 온라인전시관(재단 홈페이지)에 공유할 예정이다. 문의 062-670-0563./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