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혁신안’ 놓고 민주 계파 갈등 격화 전대 지도부 선출 시 대의원 권한 폐지 골자 “시급하지 않은 사안” vs “1인 1표제는 상식” 국민의힘, 이재명·‘김은경 혁신위’ 싸잡아 비판 김진수 기자

2023년 08월 13일(일) 20:20

‘김은경 혁신안에 당원이 답한다’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김용민·양이원영 의원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혁신안에 당원이 답한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혁신안 내용에 환영하는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대의원 연합, 민주화 운동 단체 등 다양한 단체들도 참여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혁신안을 두고 13일 당내 비명(비이재명)계와 친명(친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앞서 혁신위는 전날 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권한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비명계는 혁신안과 관련, 비판을 쏟아내며 거세게 반발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의원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안이다”며 “총선에는 적용 사항이 없고 오로지 지도부 선출에만 적용되는 안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 최고위원은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이런 무리수를 둬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C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의원제 무력화는) 잘못된 것이다”며 “‘정청래용 혁신안’ 같다”고 했다.

‘사법 리스크’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의 사퇴로 조기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대의원제가 무력화된 가운데 권리당원들로부터 지지가 높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대표에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혁신안을 비꼰 것이다.

비명계가 주축인 친문(친문재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역시 성명서를 내고 “대의원제 자체를 무력화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며 “혁신안은 당내 민주주의 원칙만 강조하며 당 조직체계나 대의기관 등이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발표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명계는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하고 당원들의 지속적인 요구사항이었다”며 혁신안을 두둔하는 데 집중했다.

김용민 의원은 SBS 라디오에 출연, “당 대표를 뽑는데 대의기구인 대의원들에게 60표, 70표의 가치를 주는 건 평등선거에 반한다”며 “1인 1표로 가는 건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은 혁신위의 제안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를 거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당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김은경 혁신위’를 동시에 싸잡아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예측했던 그대로 이재명 대표의 ‘1인 정당’을 위한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며 “혁신안으로 불리지만 그 내용은 ‘개딸 장악안’ 이다”고 꼬집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 논란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각종 사고만 치다가 출범 51일 만에 초라하게 퇴장했다”고 촌평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