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암 호수가 명품 호수공원이 되려면 / 정찬훈 |
| 2023년 08월 15일(화) 20: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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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에서 저수지나 호수는 대부분 농업용이었다. 호수공원이라는 개념은 아주 최근 들어서다. 그 인식 변화는 2000년대 이후다. 신도시 개발과 더불어 시민들의 휴식처, 산책로 등이 부각되며 호수공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게 되면서다. 그렇다. 최근 들어 호수공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휴식·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 도심의 저수지들은 도시화로 인한 오염문제가 심각하다. 주변이 모두 개발돼 원래 기능이 상실되면서 발생한 문제다. 풍암 호수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주의 저수지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주거단지에 인접해 있어 개발 방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도심 속 호수공원의 조건은 무엇일까. 수심과 수량은 문제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적정 수질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이 호수를 중심으로 걷고, 즐기고, 여유를 누릴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 조성 여부가 더 중요하다. 호수공원은 좁은 면적에 많은 물을 담아야하는 농업용 저수지와는 다르다. 호수공원은 수질관리가 가능한 수량이면 충분하다. 또 접근성이 떨어지는 옹벽형 호안보다는 독일의 유명한 호수공원들과 같이 완경사 호안이면 된다. 누구라도 안전하게 물을 만지고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자연 속 여가생활, 삶의 질 결정
호수공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회적 약자 등 누구나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그것은 시민들의 행복권 향상과 여가 향유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와 권익향상을 돕는 중요한 요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구분 없이 누구나 편리하게 이동하고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호수공원의 비전이 아니겠는가.
현재 풍암 호수는 산책로의 경사 및 통로의 폭, 핸드레일과 점자블록 등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편의시설이 고려돼 있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의 서서울호수공원은 기존의 폐정수장에서 무장애 친화공원 조성돼 비장애인과 보행약자들 모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됐다. 공원 내 주출입구 및 주요시설 동선의 턱 낮춤, 경사로 등을 설치해 휠체어, 유모차, 노인 등 보행약자가 이동할 때 생기는 불편을 최소화하고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을 강화했다. 촉지 안내표, 점자 블럭, 전동 휠체어, 휠체어 충전소, 음수대 등이 그것이다.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길…
풍암 호수공원은 수심을 낮추고, 자연의 정화능력을 높이는 게 급선무다. 여러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안전한 수질 유지가 필요하다. 또 레저·문화·예술행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시민들의 쉼터로 힐링 공간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수직 옹벽을 허물어 자연형 호안으로 바꾸고 그 자리에 다양한 체험공간들과 문화시설을 채워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멀리 가지 않고도 도심 속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자연을 배우는 학습장으로의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자연을 호흡하고 문화와 예술을 만나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휴식명소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친자연적인 환경의 호수공원에서 시민들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끼며 복지의 편안함까지 갖게 될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풍암 호수는 광주의 대표적인 명품호수공원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가 뜻만 모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