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안’ 놓고 친명-비명 갈등 첨예 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 확대안도 ‘설왕설래’ 지도부 ‘혁신안 수용’ 여부 놓고 고민 깊어 김진수 기자

2023년 08월 15일(화) 21:13

더불어민주당 정책 의원총회가 16일로 예정된 가운데 ‘김은경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친명-비명’간 갈등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15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박광온 원내지도부가 주도하는 이번 정책 의총 공식 의제에서는 ‘혁신안’이 빠져있지만 자유발언을 통해 얼마든지 혁신안과 관련한 계파 간 대립이 노출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당내 진통은 ‘김은경 혁신안’ 가운데 특히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 배제 ▲공천 시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 확대 등을 놓고 계파간 이해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가장 쟁점이 되는 내용은 현행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에서 대의원 몫을 배제하고 권리당원 및 여론조사의 비중을 높인 것이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 비중이 늘어난 만큼 친명(친이재명)계는 혁신위 제안을 지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친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사이 대립이 잠잠했던 지도부에서조차 공개적으로 분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의원 특권은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의 특권이다”며 혁신안의 전면 수용을 촉구하는 입장이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대선 이후 당원들은 당원 중심 민주주의를 실현하라고 요구했다”며 “많이 참고 기다린 당원들을 실망하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차기 당대표 후보군으로 꼽히는 비명계 전해철 의원은 “대의원제가 (혁신의) 본질적인 것도 아니다”며 “혁신위의 성과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미 “지도부 선출에만 적용되는 안인데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혁신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혁신안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지도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당장 결론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을 대의원제 개편안 수용 여부를 미리 결정해 공연히 계파 간 갈등을 더 증폭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현역 의원 하위 평가자 감점 확대의 경우 총선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수용 여부를 빨리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해당 혁신안이 자신들을 솎아낼 의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총선을 준비하는 친명 성향의 원외 인사 등은 이를 환영하며 수용을 촉구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