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인기 시들해졌나…고금리 속 수요 저조 16일 기준 잔여대수 비율 승용 47%·화물 42% 충전 요금 인상 등 강점↓…車업계 할인 등 대처 양시원 기자

2023년 08월 16일(수) 20:31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고금리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로 인해 올해 광주 전기차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해도 예산 조기 소진으로 두 차례에 걸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후속 지원을 펼쳤으나, 올해는 8월 중순에 접어든 상황임에도 보조금이 남아도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6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시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소진율(대수 기준)은 올해 계획분의 절반을 겨우 넘긴 상황이다. 승용부문에서는 총 1천877건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출고대수는 992대에 불과했다. 잔여대수는 885대(46.8%)로 나타났다. 전기화물과 전기승합의 경우도 각각 1천대·18대를 모집하고 있으나, 현재 잔여대수는 전기화물 415대(41.5%), 전기승합은 17대(94.4%)에 달했다.

당초 광주시는 올 한해 승용 3천74대, 화물 1천195대, 승합 28대 등 전기자동차 총 4천297대에 구입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세수 부족 속 계획물량은 약 3천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광주시는 예산 조정 중에 있다.

앞서 지난해만 하더라도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인한 출고 기간 급증 등의 이슈에도 불구,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광주시는 관련 보조금 소진으로 9월 제1회 추경, 11월 제2회 추경을 통해서 각각 780대·296대를 추가 보급, 총 4천160대를 지원했다. 2021년에도 사업비가 조기 소진되자 11월께 추경을 통해 추가 지원한 바 있다. 올해 계획 물량(약 3천대)은 지난해 계획 물량(4천160대)보다 30% 가까이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고금리로 인한 소비력 저하가 꼽힌다.

광주시 관계자는 “고금리로 자동차 할부 금리 부담을 느낀 시민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보조금 삭감으로 인한 수요 감소, 높아진 충전요금 등의 요인도 맞물려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광주시 전기차 구입 보조금(국비+지방비)은 일반승용 기준 최대 1천70만원, 전기화물은 소형 기준 최대 1천550만원이다. 3년 전인 2020년(일반승용 1천400만원·전기화물 2천400만원) 대비 일반승용의 경우 330만원·소형 화물차의 경우 850만원 줄어들었다.

충전 요금 상승세도 무섭다. 국내 1위 완속 충전 업체 파워큐브의 공용 충전기 요금은 1년 전 ㎾h당 168원에서 지난 7월 227.8원으로 35.6% 올랐다. 급속 충전요금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급속 충전기를 운영하는 환경부는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 지속으로 지난해 7월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 특례’를 종료, 50㎾ 급속 요금을 ㎾h당 292.9원에서 324.4원으로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계에서는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가격 인하와 저렴한 모델 출시 등 진입 장벽 낮추기 에 온힘을 쏟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달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해 기존보다 가격을 확 낮춘 모델Y를 국내에 선보였다. 출고가가 5천699만원으로 책정돼 보조금도 100% 받을 수 있다. 최종 구매가는 4천만원 후반대 또는 5천만 원 초반대로, 기존 모델Y(7천874만원)보다 2천만원 이상 저렴하다. 국내 대표 수입차 업체인 벤츠·BMW·아우디도 이달 들어 일부 전기차 모델을 대상으로 최대 20%가 넘는 할인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기아는 하반기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시판 전기차 대비 가격대를 낮춘 레이 전기차를 출시한다. KG 모빌리티도 다음달 출시하는 전기차 ‘토레스 EVX’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토레스 EVX의 구매가는 보조금 적용 시 3천만원대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