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살인부터 폭탄 테러 위협까지…흉흉하네요” ‘고속철 시설에 폭탄’ 메일…경찰, 광주·송정역 탐지견 등 투입 앞서 시청 테러 예고에 수색도…“오늘까지 특별 치안활동” 주성학 기자

2023년 08월 17일(목) 20:28

외교부 이메일로 전국 고속철도시설 폭탄설치 및 폭파 예고가 접수된 17일 광주송정역에서 경찰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사진왼쪽) 광주역에서 광주경찰청 경찰특공대와 탐지견이 폭발물 수색 및 위력순찰을 하고 있다./김애리·주성학 기자

“‘묻지마 살인’부터 ‘폭탄 테러 위협’까지…사람 많은 공간을 돌아다니기가 겁 나네요.”

17일 오전 광주송정역. 전날 광주시청 테러 예고에 이어 잇단 ‘폭탄 설치 예고’에 광주지방경찰청 경찰특공대 소속 폭발물처리반(EOD) 5명과 폭발물 탐지견 1마리가 출동해 구석구석 위험물 설치 등을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26분 외교부 이메일로 ‘고속철도 시설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메일이 들어왔다. 일본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전자메일에는 ‘고속철도 시설에 폭탄을 설치했다. 8월17일 오후 3시34분 폭발할꺼다’는 협박성 문구가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금천경찰서가 신고를 접수해 전국 경찰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탐지견은 역 내부 의자 밑과 안내 책상 주변 등에 다가가 연신 ‘킁킁’ 대면서 냄새를 맡았고, 수상한 물품이 있는지 찾았다.

폭발물처리반은 소화전을 비롯한 엘리베이터 등을 살피고 역 내부 화장실을 일일이 확인하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이상한 물건이 없는지 이중삼중으로 수색을 진행했다.

광주경찰청 기동대원들과 광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도 역사 내부를 순찰하며 경계태세를 갖췄다.

역 인근 도로에는 경찰차 5대가 빠른 출동을 위해 간격을 두고 배치됐으며, 경찰관들 사이를 시민들이 지나치며 이동했다. 내부 대합실에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이로 ‘형사’라는 글자가 적힌 조끼를 입은 경찰들이 2인1조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때 아닌 순찰에 궁금증을 표하거나, 힐끔힐끔 쳐다보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서울행 KTX 탑승을 기다리던 이승규(27)씨는 “역에 경찰들이 너무 많아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인터넷을 검색했다”며 “어제는 광주시청에 폭탄 테러 예고, 오늘은 역이라니…. 요즘 묻지마 살인부터 테러 글까지 세상이 흉흉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대부분 예고글을 작성해 잡힌 사람들이 장난이었다고 진술한다던데, 이런 시기에 사람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각 광주역 역시 EOD와 탐지견, 북부경찰서에서 출동해 대합실을 비롯한 곳곳에 위험물이 있는지 수색했다.

이곳 역시 역 안팎으로 경찰들의 경계가 삼엄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최근 이상 동기 범죄 발생 이후 모방범죄 예방과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18일까지 다중밀집지역 대상 특별 치안 활동을 전개한다”며 “혹시 모를 사고 예방을 위해 오후 9시까지 지속적인 순찰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지난 4일부터 광주지역에서 SNS 등에 ‘묻지마 범죄 예고글’을 게시한 협박범 4명을 검거해 조사 중에 있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