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포 책임자’ 규명 청문회 34년 만에 다시 열린다 진상규명조사위 “10월 개최 유력”…암매장 경위도 대주제 실체적 증언 들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기대감↑ 안재영 기자

2023년 08월 20일(일) 19:57

사진=광주매일신문DB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발포 및 암매장 경위 등 주요 쟁점을 규명하는 청문회가 오는 10월 34년 만에 다시 열린다.

청문회는 5·18 당시 신군부 수뇌부 대부분이 사망한 현 시점에서 실체적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여서 발포 책임자 규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등에 따르면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해 청문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정확한 개최 일정은 미정이지만 오는 10월 중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사위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발포와 집단 발포 책임자 및 경위’, ‘암매장지의 소재 및 유해 발굴과 수습에 대한 사항’ 등 21건의 직권조사 사건 중 일부를 청문회 대주제로 설정했다.

이후 내용이 중복되는 사건을 통합·압축하면서 ▲발포 경위와 책임 ▲암매장 경위와 행방불명자 소재 규명 등 2개 대주제가 도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조사위가 이미 허위로 결론 내린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도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계속되는 왜곡·폄훼 주장 근절을 위해 대주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게 조사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와 관련, 조사위는 대주제와 관련된 인물들과 접촉하며 참여를 성사시키기 위한 교섭 등을 진행하고 있다.

청문회 일정·개최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한 차례는 광주에서 개최하는 것도 고려됐지만 증인의 거주지 등이 변수여서 정확한 청문회 일정은 추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5·18 관련 청문회는 1989년 활동을 마친 ‘제5공화국’ 비리 국회 청문회 이후 34년 만이다. 당시 청문회에는 전두환과 5·18민주화운동 당시 주요 책임자인 이희성 계엄사령관, 정호용 특전사사령관, 장세동 특전사 작전참모 등이 출석했다.

또 주남마을 버스총격 사건의 생존자 홍금숙씨와 조비오 신부가 증인으로 출석, 계엄군의 만행과 헬기사격 등을 증언하면서 5·18민주화운동의 실상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발포 명령자 규명 등 실체적 진실을 밝히지 못해 ‘반쪽짜리’ 청문회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이번 청문회를 앞둔 오월 단체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신군부 수뇌부 대부분이 사망했고 조사위 활동 기간도 올해 종료되는 만큼 실체적 증언을 들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오월 단체의 한 관계자는 “43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1980년 5월 광주에 대한 기억과 진실을 알고 있던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며 “더 늦기 전에 신군부 수뇌부와 현장에 있었던 계엄군의 입에서 진상 규명에 실질적 보탬이 될 증언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