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호에서 자립으로…가정밖청소년 지원 확대 필요 / 김효종 |
| 2023년 08월 21일(월) 19: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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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비행 예방 및 선도, 그리고 일시 보호를 목적으로 시작된 청소년쉼터가 30여 년의 시간을 지나 현재는 양육과 자립으로 확대 변화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에 등록된 청소년쉼터와 청소년자립지원관은 전국 142개소이다. 미등록 및 자체 운영 시설까지 포함하면 150개소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성별과 유형에 따라 나누어 보면 실제 보호 가능한 청소년 수는 현저히 줄어든다. 게다가 지역의 편차가 큰데 예를 들어 광주시의 경우 보호 가능 대상자 수는 남녀 청소년 각각 약 18명 뿐이다.
최근에는 학대 피해 아동 및 아동양육시설에서의 이관 등으로 가정복귀가 어려워져 일시 보호가 아닌 자립 전까지 양육이 필요한 사례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또한 ADHD, 발달장애, 지적장애, 분노조절장애, 품행장애 등의 병리적 청소년들까지 포함돼 있어 사례관리의 어려움이 매우 크다. 청소년쉼터는 비록 소규모 시설이지만 위기 청소년들의 일차적 보호가 요구되는 곳이기에 환경적·병리적으로 심각 수준의 청소년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빈번하며 이는 생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병리적 청소년들의 경우 학업 유지 및 진로에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기에 자립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나마 청소년회복지원시설과 학대피해아동쉼터의 운영으로 청소년쉼터의 부담이 일부 해소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쉼터입소의 비중을 크게 차지하고 있으며, 병리적 청소년의 경우 아직 전담할 수 있는 마땅한 보호기관이 없다.
2021년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통계자료에 의하면 가출 사유 중 보호자와의 갈등 문제가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국회입법조사처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쉼터에 보호 중인 청소년들의 약 절반가량이 가정복귀를 원치 않거나 돌아갈 가정이 없다고 한다. 이로써 청소년쉼터는 단순 보호와 가정복귀를 넘어 양육과 자립을 책임지는 무거운 과제를 지니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의 자립 지원이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있어 자립은 스스로 생활할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아직 배우지 못한 것 뿐이다. 이제 갓 스무 살이 넘은 청소년들에게 성인이 됐는데 왜 자립하지 못하냐고 질타하는 목소리는 잔인한 사회적 학대 일 수 있다.
사회제도 개선으로 2021년부터 시행 중인 청소년쉼터 퇴소 청소년 자립 지원수당과 청소년쉼터 퇴소자 공공임대주택 지원 제도는 퇴소 청소년들에게 경제적 지원과 주거 안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여전히 아동양육시설 보호 종료 아동에게만 해당하는 자립준비청년 자립정착금 지원 및 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 희망디딤돌 입소 등은 청소년복지시설 퇴소 청소년에게는 해당하지 않아 주무 부처에 따라 자립청소년들의 지원이 차별받고 있다. 이는 청소년복지의 또 다른 사각지대이기에 속히 개선돼야 할 것이다.
또한, 보호종료 및 자립 준비 중인 청소년을 위해 나이와 사례에 맞는 청소년 복지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가정밖청소년들에게 자립은 단순히 사회로의 진출이 아닌 생계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기에 청소년자립지원관 등의 개소 및 운영으로 자립을 준비하는 가정밖청소년들에게 주거, 생활, 교육, 취업, 자산형성 및 관리 등의 자립에 관한 적절한 서비스와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누구에게나 자립은 쉽지 않다.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특히 가정의 보호력이 상실된 가정밖청소년들에게 있어 자립은 더 많은 좌절과 고통, 그리고 기다림과 인내가 필요할지 모른다.
가정밖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 개선과 확대의 청소년복지정책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