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구속 가능성 놓고 여야 셈법 ‘복잡’ 정치권, 검찰 구속영장 9월 초 관측 지배적 민주당 내부 ‘친명’ vs ‘비명’ 각각 동상이몽 국민의힘 “구속 안돼야 우리가 유리” 관측도 김진수 기자

2023년 08월 21일(월) 20:33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날로 고조되면서 정치권의 셈법도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지난 18일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이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으로 검찰에 또 다시 소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면 시점은 정기국회 개회 이후인 9월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안에서는 이미 계파 간 신경전이 시작됐다. 이 대표의 구속 가능성을 놓고 동상이몽에 빠진 형국이다.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 본인이 명확히 체포동의안 가결 요청을 해서 당과 의원들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는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고 구속영장 청구 시 ‘제 발로 출석해 심사받겠다’고 밝힌 만큼 원칙대로 자유 투표를 하자는 입장이다.

친명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도 거론된다. 설사 구속되더라도 옥중에서 대표로서의 업무를 계속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정당의 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공천이라는 점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이에 대해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옥중 공천’을 하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최근 호남에서부터 행보를 시작한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이 길을 잃었다”며 “제2의 DJ(김대중)가 필요하다”고 연일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점도 비명계의 결집 시그널로 읽힌다. 이는 향후 민주당의 미래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는 더욱 복잡하다. 겉으로는 이 대표를 강하게 때리지만 내부에서는 실제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판단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이 대표가 구속되면 민주당은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고 새 지도부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쇄신하는 이미지를 얻는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얻었던 반사이익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강성 이미지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이재명 대표가 계속 민주당 대표로 있어야 큰 힘 안들이고 보수 지지층을 계속 안고 갈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만의 하나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또 다시 기각되면 검찰의 무리한 수사, 정치탄압이라는 프레임이 강해지면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계속 국회 불체포특권을 이용해 방탄을 하면서 대표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하다는 시각이 많다.

여권 일각에서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총선이 끝날 때까지 질질 끌고 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