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정부의 첫걸음은 소통이다 / 김성진
2023년 08월 22일(화) 20:08
김성진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지 1년이 넘었다. 당초 기대와는 다르게 곳곳에서 위기를 알리는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경제는 무너져 내리고, 후진국형 재난안전사고는 계속되고, 대일 굴종 외교로 국격이 추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앞날이 큰일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경제다. 2020년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는 지난해 다시 13위로 밀려났다. 1인당 GDP도 전년보다 8.2%가 줄어 3만2천142달러로 10년 전 순위인 32위로 밀려났다. 자고 일어나니 다시 후진국이 됐다. 주요 경제지표는 일제히 빨간불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당초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1.4% 성장은 1954년 통계발표 이후 역대 6번째로 낮은 기록이다. 무역수지도 이달 20일까지 연간 누적 적자가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다른 나라는 코로나19 이후 모두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역주행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가계부채, 기업부채의 부실화 위험도 매우 심각해지고 있다. 이젠 더 이상 견딜 수 없다는 자영업자들의 탄식이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이 필요한데도 재정건전성을 외치며 부자감세와 재정지출을 줄이는 엇박자 정책을 내놓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무능한 것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계속되는 재난안전 사고에도 정부는 뒷북만 치고 있다. 지난해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는 주민들의 사전 신고에도 불구하고 현장에는 국가가 없었다. 잼버리 대회는 1년 넘는 준비기간과 예상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챙기지 않았다. 오송 지하차도가 침수되기 전에 시민들이 위기 상황을 신고했으나 묵살됐고 14명이 희생됐다.

후진국형 인재가 분명한데도 실무자 몇 명만 처벌받고 책임지는 고관대작은 없다. 잼버리사태는 이전 정권 때문이라고 남 탓을 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책임을 져야 할 주무부 장관을 끝까지 보호하고 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로 큰 인명피해가 났음에도 늦장 귀국으로 사고 현장을 돌보지 않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이 책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일 굴종 외교도 국민의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독단으로 치닫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은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는데도, 야당이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며 일본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를 통해 일본은 우리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라며 무한한 신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일본의 답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는 영토 도발이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일본에 대해 저자세 굴종 외교를 지속하는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는 여론조사에 나타나 있다. 취임 2개월여 만에 지지율 40%가 붕괴되고, 취임 3개월여 만에 30%가 무너졌다. 이후 1년 넘게 30% 박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부정 평가의 가장 큰 요인이 무능이라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 1년이 지났지만 앞으로 4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가 유능한 정부로 탈바꿈하기를 바라고 있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국민들의 삶과 안전을 지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유능한 정부의 첫걸음은 소통이다. 국민의 뜻을 헤아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야당과의 협치도 필수조건이다. 다수당인 야당의 협조 없이는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소통을 통해 정책 기조를 대전환해야 한다. 건전재정도 중요하지만 경기회복을 위해 과감한 재정 확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소상공인과 민간의 부채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추경 편성을 통해 사전 대응해야 한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는 필요하다. 하지만 대일 외교는 국격을 지켜야 하고 국익을 전제로 한 실리외교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대통령은 국정의 최종 책임자이다. 남 탓을 할 게 아니라 귀를 열고 많은 사람의 의견을 들어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1년 동안 국정 무능의 책임이 장관들에게도 있다. 전면 개각으로 국정을 쇄신하여 유능한 정부로 탈바꿈해야 한다. 충성하는 사람도 좋지만 실력 있는 인재들을 두루 등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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