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4일부터 원전 오염수 방류” 광주·전남 지역사회 거센 반발 기시다 총리 공식 발표 도쿄전력 준비작업 개시 전남 수산업 ‘직격탄’…수산물 소비 위축 불가피 민주 시·도당 “서민 경제·해양환경 중대한 손상” 김재정·안태호 기자·연합뉴스

2023년 08월 22일(화) 20:52

오염수 투기 철회하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를 오는 24일 실시한다고 밝힌 22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오염수해양투기 저지 광주전남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김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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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이르면 24일부터 개시하기로 공식 결정, 광주·전남 지역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국 수산물 생산량 1위인 전남지역 수산업에 직격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산물 소비 위축도 불가피해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를 위한 관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방류 개시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뤄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분위기가 만들어졌음을 시사했다.

이날 일본 정부의 결정에 따라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할 방침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관계 각료회의 이후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사장의 지시에 따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도쿄전력은 처음으로 방류할 예정인 오염수를 관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다.

후쿠시마 원전에는 약 134만t의 오염수가 대형 탱크 1천여개에 보관돼 있다. 정확한 방류 기간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3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의 발표와 동시에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일본 뿐만 아니라, 방류를 지지한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광주전남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 세계가 방사능의 공포로 뒤덮일 것”이라고 규탄했다.

공동행동은 “일본은 1993년 러시아가 ‘지상이 포화상태이며 비용 절약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핵폐기물을 동해에 투기하자 이를 반대하는 런던협약 개정의정서까지 이끌어냈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은 같은 이유로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동행동은 “당시 G7 주요 국가들이 러시아의 핵폐기물 동해 투기를 반대해 공동 대응을 결의했다”며 “지금은 윤석열 정부와 미국 바이든 정부, 국제원자력기구 등도 방류를 묵인하거나 적극적으로 지지해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일본의 편에 서서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일본에서조차 자국 어민들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핵 오염수 방류를 왜 대한민국 정부는 옹호하고 나서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광주시당은 “국민의 85%가 핵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괴담 운운하며 일본 편을 드는게 아니라 국민의 불안과 걱정을 살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남도당도 “당장 우리 국민의 수산물 먹거리 안전과 소비위축으로 서민 경제와 해양환경에 중대한 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목전에 닥쳤어도 정부는 여전히 안전하다는 허무맹랑한 발언에만 열심”이라고 지적했다.

전남도당은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최소한의 책무”라며 “일본의 입장 만을 대변하고 의기투합하며 오염수 해양투기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정부는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23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핵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른 피해 어업인 등 보상·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추진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김재정·안태호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