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고된 여정 사명감 하나로 버텼죠” ●폭염 속 고군분투 현장 사람들 <4>광주서구보건소 감염 위험 랩 가운·마스크 필수…더위에 숨이 ‘턱’·땀 ‘줄줄’ “일상 복귀 가슴 뭉클…4급 전환돼도 당분간 진료소는 유지” 장은정 인턴기자

2023년 08월 24일(목) 20:00

24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보건소 앞 선별진료소에서 서구 감염병관리과 근무자들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위해 찾은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장은정 인턴기자

“코로나19가 독감처럼 감염병 4급으로 하향 조정된다고 하니 일단은 다행이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도 확진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걱정도 됩니다.”

24일 오전 11시 광주 서구보건소 앞 선별진료소.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는 이들 사이로 파란색 랩 가운과 마스크, 장갑을 착용한 서구 감염병관리과 선별진료소 근무자들이 안내를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감염 위험, 추위, 더위 등을 견디며 시민들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서구보건소가 위치한 농성동 지역은 오전임에도 이미 체감온도 31도를 기록,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기습적인 폭우로 습도 또한 높아져 그야말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근무자 김창현(32·가명)씨는 검사 안내를 하는 짬짬이 옷 위에 겹쳐 입은 랩 가운을 손으로 펄럭여 잠깐이라도 바람의 맛(?)을 보려 했으나 이마에 맺힌 땀은 속절없이 뺨을 타고 흘렀다.

김씨는 “감염 위험 때문에 가운과 마스크, 장갑을 착용해야 해 땀을 닦는 것이 여의치 않다”며 “가끔 고생한다고 얘기하며 음료수나 커피를 전해주는 시민들 덕분에 다시 기운이 난다”고 웃었다.

진료소 내부에서는 또다른 근무자가 칸막이 사이로 두 팔을 겨우 내민 채 대기 중인 사람의 코에 길고 얇은 면봉을 넣는 검사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진료소 앞이 한산해졌다.

김미금(45·여) 감염병관리과 관리팀장은 깊은 숨을 내쉬며 “엔데믹 시대를 맞으면서 보건소보다 병원에서 검사받는 이들이 늘었다”며 “하지만 여전히 선별진료소를 찾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 오전 9시, 오후 1시가 붐비기도 한다”며 “정부가 코로나19를 감염병 4급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코로나19 위기단계는 ‘경계’가 유지됨에 따라 ‘주의’가 될 때까지 선별진료소를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길고 고됐던 여정에 대한 다른 근무자의 소회도 이어졌다.

감염병관리과 이정동(56) 대응팀장은 “검사자가 많을 때는 하루 2천여명이 몰려 구청 직원 대부분이 진료소에 투입돼 휴식 시간도 없이 일했다”며 “일상 복귀를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 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기간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지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 버텼다”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내려간다고 해도 당분간 밀집지역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부연했다./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