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부단체장 낙하산 문제해결은 법을 지키는 것 / 김병도 |
| 2023년 08월 27일(일) 1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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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인사철이 다가올 때면 기초단체 부단체장 인사 문제가 부상한다. 부단체장 출근을 공무원노조가 저지하는 등 얼굴을 붉히는 일이 일어난다. 소모적인 갈등이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는가? 관행과 법 규정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에서 기초단체로 부단체장 인사를 계속 추진하는 한 현재의 문제는 계속될 것이다.
갈등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먼저 주민이다. 부단체장과 기초단체 공직사회가 충돌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되게 마련이다. 지휘·명령 체계가 생명인 것이 공직사회다. 갈등으로 시작된 관계에서 상호존중과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 결국 대주민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둘째는 기초단체 공직자들이다. 기초단체 공직자들은 승진의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 기초단체 공직자들에게 부단체장 직급은 오르지 못할 계단인가? 법대로라면 그렇지 않다. 기초단체 공무원의 승진 기회를 광역단체가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기초단체 공직자는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언급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어불성설이다. 경험과 역량은 만들어져서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주어졌을 때 확보되는 것이다.
이토록 불필요한 일이 왜 계속되는가? 첫째는 관행이다. 법보다 관례에 의한 인사행정이 문제다. ‘현행 지방자치법 제123조 제④항에서는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보하되, 그 직급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 기초단체는 광역단체에서 부단체장을 추천받는 기존 관행에 따라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행하고 있다. 둘째는 기초단체장의 의지 부족이다. 기초단체는 광역단체의 재정, 감사, 사업 등에 의존하게 되는 현실에 놓여있다. 이러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기초단체장은 해당 기초단체 공직자를 신뢰와 존중으로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주민 행복의 길’을 조금 더 펼쳐낼 수 있다. 그간 관례와 인연을 따라 편리한 방법을 선택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활력을 얻기도 하고 과거에 머무르기도 한다. ‘단체장이 공직자를 믿지 않으면, 공직자도 단체장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기초단체장이 부단체장을 요청한다.’는 주장이다. 광역단체와 기초단체간 가교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초단체장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편리하고 달콤한 유혹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지금은 지방자치 시대다. 기초단체의 독립성, 주체성, 자율성이 중요하다. 주민, 공직자와 더불어 지역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 과거의 문법으로 미래의 문을 열 수 없다.
지난 3월 우동기 당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이 ‘현행 지방자치법에 각 시도 행정부지사 및 부시장과 기획조종실장 등은 국가직 공무원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별정직인 정무부시장 등에 대한 임명권은 시도지사가 갖고 있는데, 시도지사가 이들 지방 고위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모두 갖도록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정확하게 언급하자면, “행정부지사, 행정부시장 등이 국가직 공무원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지방자치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지난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시도지사들이 부시장, 부지사를 지방직으로 해야 한다는 문제를 거론했는데 이 문제가 올해 내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방자치법률을 개정해서 그간 중앙부처가 가진 광역자치단체 부단체장 및 기조실장 인사권을 광역자치단체로 이양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법치무시, 관치인사, 일방통행, 관행인사 이제는 멈춰야 한다. 이런 불편, 불법, 부당한 일이 지속되는 것은 주민 복리를 감당해야 할 공직자 전체에게도 무용한 일이다. 결국 모든 피해는 주민의 몫이 되기 마련이다. 관행이 법 위에 있는 비정상적인 인사 관행을 정상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