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들어도 아이들 건강 위하는 마음으로 힘내야죠” ●폭염 속 고군분투 현장 사람들 <5·完>급식노동자 안태호 기자 |
| 2023년 08월 27일(일) 20:11 |
|
ㄴhttp://kjdaily.com/1691064322608282005
<이전 기사 -●폭염 속 고군분투 현장 사람들<2>우편집배원>
ㄴhttp://www.kjdaily.com/1692186566609155005
<이전 기사 -●폭염 속 고군분투 현장 사람들<3>소방관>
ㄴhttp://kjdaily.com/1692529036609378005
<이전 기사 -●폭염 속 고군분투 현장 사람들<4>광주서구보건소>
ㄴhttp://kjdaily.com/1692874840609806005
“힘들어도 내 자식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인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오전 9시30분께 광주 서구 동명중학교 급식실. 오락가락 장맛비에 습도가 더해진 이날 급식실 노동자들이 교직원과 학생들의 재료를 다듬고 점심식사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곳 급식실에는 영양사 1명과 조리사 1명, 조리원 5명 등 총 7명이 학생들이 먹을 580여명 분의 음식을 조리하고 있었다.
급식실 내부는 화구전용 조리실과 세척실, 식기세척실, 요리 다듬는 곳으로 잘 분업화돼 있어 그야말로 근무환경이 ‘최상의 급식실’ 임을 쉽게 짐작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기가 통하지 않는 작업복을 입은 작업자들의 등과 팔에는 땀 자국이 흥건했다.
이들은 위생을 위해 마스크와 위생복, 장화, 방수 앞치마를 두르고 눈만 보일 정도로 모든 곳을 꽁꽁 싸매고 음식 조리에 한창이었다.
이날 점심은 밥과 김치, 스파게티, 깻잎무침, 오이절임, 소세지구이, 호박구이가 메뉴로 정해져 있어 화구전용 조리실에서는 조리원이 인덕션 대형 화구에 스파게티 소스를 계속해 휘저었고, 요리 정비실에서는 대량의 소시지를 끊임없이 자르고 굽는데 여념이 없었다.
조리원 A씨는 “여름철에 튀김 요리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오늘 조리는 수월한 편이다”고 귀띔했다.
조리원들은 음식을 하는 동안 몇 번이고 앞치마를 갈아입었다. 위생 때문에 조리용·설거지용이 따로 있는데다, 고무장갑도 색깔별로 나눠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리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내 아이들을 먹인다는 생각에 매번 갈아입고, 소독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식중독 등을 예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조리가 끝난 후, 이들의 또다른 업무가 시작됐다. 바로 수천개의 설거지 등 급식실 정리다.
조리원들은 식기세척기에서 나오는 굉음과 뜨거운 스팀이 주위를 뿌옇게 만들고 환풍기가 돌아가면서 습기가 높아 여름철이면 정말 곤혹스럽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또 뜨겁고 습한 곳에서 짧은 시간에 1인당 100명분의 식사를 만드는 중노동을 반복해 하다 보니 흔히 말하는 ‘골병’이 들어 퇴사하는 이가 속출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조리원 B씨는 “대부분의 조리원이 근골격계질환으로 한의원에 자주 다닌다”며 “이같은 이유로 조리원을 꺼리다 보니 현재 대체 직원 한명이 단기근무를 하고 있지만 언제 그만둘지 몰라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4년마다 학교를 옮겨야 하는 고충도 토로했다.
광주시 교육 공무직원 전보관리기준에 따라 한 곳에서 최대 4년까지 근무 할 수 있으며, 신규채용자는 휴직기관 제외 2년 이상 근무해야 전보대상에 포함된다.
B씨는 “낮은 임금에 비해 고강도 업무이기 때문에 부족한 인력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며 “근무환경 개선과 인력 보충은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광주지역 조리 학교수는 315개소로 이중 인덕션 화구를 사용하는 학교는 올해 설치할 예정인 학교를 포함해도 73개소에 그친다. 이에 광주시교육청은 오는 2027년까지 연차적으로 242개소 학교에 대해서도 설치할 계획이다.
/안태호 기자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