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과일값…한가위 장보기 겁난다 전년比 사과 49%·배 16%↑…복숭아·포도는 갑절 양시원 기자

2023년 08월 28일(월) 20:28

사진=연합뉴스

민족 대명절 한가위를 1개월 앞둔 시점 과일값이 폭등하고 있다.

생육기인 봄철 저온 피해에 더해 여름철 잦은 강우와 폭염까지 겹쳐 착과수 감소·저품위과 등 시중에 유통되는 상품 양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명절을 앞두고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서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광주에서 선물세트용 사과로 쓰이는 홍로(상품) 중도매 가격은 10㎏ 8만5천600원으로 1년 전(5만7천500원)보다 48.8% 오른 값에 판매됐다.

평년 가격(최근 5년 중 최고값과 최소값을 제외한 3년 치 평균값)보다도 44.0% 비쌌다. 중도매 가격은 중도매인 상회에서 소상인과 실수요자에게 판매하는 값을 의미한다.

8-9월 수확하는 원황배(상품)도 15㎏에 5만300원에 팔려 1년 전(4만3천425원)보다 값이 15.8% 올랐다.

이 밖에 선물 수요가 높은 백도 복숭아(상품) 4㎏은 3만8천600원으로 109.7%, 캠벨얼리 포도 5㎏은 4만9천300원에 팔려 1년 전보다 무려 110.2%나 가격이 뛰었다.

과일값이 강세를 보이는 데는 올 여름 장마철 폭우, 일조량 부족 등으로 인한 생산 감소가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농업관측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사과 생산량이 전년 대비 19% 감소한 46만t 안팎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화기 저온 및 서리·우박 피해와 병 발생 증가로 생육이 1년 전보다 부진한 데 따른 것이다.

배 또한 7월 긴 장마와 일조량 부족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생육이 1년 전과 평년 대비 부진함에 따라 생산량이 22% 감소한 19만7천t 안팎으로 예상했다. 8·9월 출하량 또한 각각 27%·3%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격 상승이 점쳐졌다. 캠벨얼리 포도, 복숭아 등도 1년 전보다 가격이 비쌀 것으로 전망됐다.

고품질 과일 생산이 줄자 유통업계도 선물세트용 대과(大果)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마트는 작황이 좋지 않은 사과와 배를 대체할 수 있도록 멜론 등을 섞은 이색 과일 선물세트를 확대했다. 샤인머스캣이 포함된 혼합 세트 물량은 지난해보다 26% 가량 늘렸다.

롯데마트도 기존보다 알이 적은 원물을 활용한 저가형 가성비 선물세트 물량을 30% 확대하고, 샤인머스캣이나 멜론 등을 섞은 혼합 선물세트 구성을 늘리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과일 성수품 수급 안정을 위해 추석 3개월 전인 7월5일부터 과수 수급관리 대응반(TF)을 운영 중이다.

계약재배 물량을 1년 전보다 10% 이상 확대하는 등 추석 성수기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다. 농축산물 할인지원과 각 유통업체별 자체 할인 등을 통해 명절 물가 부담 완화 방안도 검토한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