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2차 성징 막기 위해선 비만 등 예방해야” ●성조숙증 여아 만 8세·남아 만 9세 이전 기준…저신장·뼈 골밀도↓ 스마트폰 사용·환경호르몬 등도 성호르몬 분비 촉진 정리=오복 기자

2023년 08월 29일(화) 20:21

나선태 하이키한의원 광주점 원장

2차 성징이 조기에 발생하는 ‘성조숙증’ 어린이가 늘고 있다.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여성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성은 만 9세 이전에 나타날 때를 의미하는데, 성조숙증은 유년기 성장을 종료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성장판이 조기 골단 융합돼 저신장과 뼈의 골밀도가 약해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늘어나는 성조숙증의 다양한 원인에 대해 나선태 하이키한의원 광주점 원장을 통해 알아본다.


◇성조숙증 원인

성조숙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아의 경우 100명 중 3-5명 정도는 뇌 신경계나 난소의 기질적 질환, 유전적 질환 때문에 성조숙증이 발생한다. 그 외 95-97명 정도는 특별한 신체적 질환이 없이 사춘기가 빨리 진행되는 특발성 성조숙증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성조숙증이라고 말하는 경우 특발성 성조숙증을 뜻한다. 특발성 성조숙증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전, 식습관의 변화, 비만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등이 있다. 또 TV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한 성적 노출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조숙증 예방·치료

원인에 따라 예방과 치료 방법도 달리한다.

주요 원인인 ‘비만’의 경우 체중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여아는 체중이 31㎏, 남아는 42㎏ 정도에 사춘기가 시작되는데, 이보다 비만일 경우 생체 시계가 보다 빨리 움직인다. 아이의 체중이 30㎏ 정도가 됐다면 2차 성징이 시작되진 않았는지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야 한다.

성장기 아이들은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분해하면서 키가 클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비만아의 경우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 때문에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에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도 비만인 아이들에게는 효과가 덜 나타나기도 한다.

더욱이 영양 과잉, 체지방 증가가 만든 비만은 성호르몬을 자극할 수 있다. 체내에 지방이 많을수록 피하지방에 ‘렙틴’이 높아져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해 사춘기를 빨리 오게 한다.

성조숙증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 다 밝혀지진 않았지만 최근 아이들이 받는 학업 스트레스도 성조숙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예민한 성격, 학업 고민, 잠을 깊게 못 자는 습관, 감정 표현의 어려움 등 아이가 느끼는 모든 스트레스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뇌를 자극해 성조숙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은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멜라토닌은 어둠 속에 있을 때 분비가 왕성해지는 호르몬으로 생식샘의 성숙을 지연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의 생성은 빛(눈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광 자극)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빛의 자극이 계속 있는 경우에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게 된다.

이에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면서 빛의 자극에 장시간 노출되면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고, 성호르몬 분비기관의 발달이 촉진될 것으로 유추 할 수 있다.

실제 성조숙증 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인해 숙면까지 방해를 받는다면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더욱 줄어진다.

나선태 하이키한의원 광주점 원장은 최근 늘어나는 ‘성조숙증’의 발생 원인으로 비만, 스트레스, 스마트폰 장기간 사용, 환경호르몬을 꼽았다. 사진은 나 원장이 진료보는 모습. <하이키한의원 광주점 제공>

마지막으로 비만보다 치명적인 환경호르몬(내분비교란물질)에 의한 폐해도 성조숙증의 원인이다.

고도화된 산업사회 속에서 인류의 삶은 편해졌지만 ‘환경호르몬’ 노출은 심해졌다. 환경호르몬은 산업 활동으로 인해 생성·방출된 화학물질이 사람의 몸에 들어와서 내분비 물질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표적 환경호르몬으로는 ‘다이옥신’,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 등이 있으며 안타깝게도 각종 살충제, 농약, 중금속, 의약품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쌓이면 생식 기능 저하, 기형아 출산, 내분비호르몬 교란, 각종 암을 발생시킬뿐 아니라 성장기 아이들에게 조기성숙을 유발하기도 한다.

나선태 원장은 “스트레스와 비만을 경계하고 저녁시간 이후 스마트폰 사용과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는 것이 성조숙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리=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