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선물가액 상향 조치 농어민에 실질 도움됐으면

2023년 08월 30일(수) 19:50

농수산물·가공품 선물 가액을 올린 청탁금지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선물세트 구성의 폭이 넓어지고 매출도 크게 늘 것으로 내다봤다. 농어민들은 국산 한우, 굴비 등 판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로 직격탄을 맞은 수산 분야의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 상 공직자 등이 예외적으로 받을 수 있는 농수산물·가공품 선물 가액을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했다. 설날과 추석의 경우는 2배까지 가능해 30만원으로 상한이 조정됐다. 명절 선물기간은 당일 24일 전부터 5일 후까지 30일 간이다. 커피전문점 기프티콘, 문화관람권 등 선물 범위도 확대됐다. 다만,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금전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백화점상품권은 제외했다.

사상 유례없는 기후변화에 따라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태풍도 연달아 발생하며 자연 재해의 위력은 상상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났다고 하나 경기 회복은 더디기만 하고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선물 가액을 상향한 청탁금지법의 시행은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민들을 위한 조치로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청렴사회 구현이라는 본래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다. 청탁금지법이 공직자 등이 직무와 관련해 선물을 비롯한 일체의 금품 등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등과 같은 정당한 목적 범위 내에서 제공되는 경우에 한해 예외로 두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이 지닌 공정·청렴의 가치를 견지한 가운데 변화하는 사회·경제적 상황, 비대면 선물 문화와 같은 국민의 소비 패턴 등과 유리된 규제를 합리화했다는 설명이다.

한 달 앞으로 추석이 다가왔지만 경제 위축의 영향으로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농수축산물 선물 규제 완화가 실질 효과를 거뒀으면 한다. 국민들은 많이 지치고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다. 정성껏 마련한 선물을 건네며 위로하는 명절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