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농촌 꿈꾸는 청년농업인]전홍일 신안 ‘천사섬영농조합법인’ 대표 30년 노하우 전수 받아 “맛 좋은 배” 입소문 9천여㎡ 농장서 연 30t 생산…수출·국내 납품·직거래 판매 도라지·생강 넣은 ‘천사섬배즙이’ 개발…“가족 기업이 목표” 김현지 기자

2023년 08월 30일(수) 20:07

전홍일 신안 천사섬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배 농장에서 맛 좋은 배를 생산하는 재배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현지 기자

1천4개의 섬으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배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홍일(37)씨는 30일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었다.

천사섬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전 씨는 신안 중촌마을에 위치한 약 9천917㎡(3천평) 규모의 배 농장에서 맛 좋은 배를 생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재 4천958㎡(1천500평)에서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배를, 나머지 4천958㎡(1천500평)에서는 국내에 유통하는 배를 생산하고 있으며 설과 추석 등 명절에 맞춰 출하하고 있다. 연 평균 30t정도의 배를 생산해 국내에서는 마트 등에 납품하고 절반 정도는 직거래로 판매한다.

전 대표는 수산양식학을 전공, 대학원에 진학해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대학에서 근무했다. 처음에는 전공을 살려 수산업에 종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투자, 노하우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면서 늘 친숙하게 곁에서 지켜봤던 부모님의 배 농장에 눈을 돌려 2020년 본격적으로 귀농했다.

일평생 배 농사를 지은 부모님을 스승, 멘토로 삼을 수 있고 기존 재배법 외에도 가공, 체험 등 분야를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진로 선택에 주효했다.

전 대표는 “부모님때부터 30년 동안 배 농사를 해온 만큼 단골들이 많아 직거래 판매도 많다”며 “재구매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안전하고 맛있게 생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천사섬배즙이’ 브랜드를 만들어 도라지와 생강이 들어간 배즙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도라지, 수세미, 생강, 인진쑥, 돼지감자 등을 넣은 배즙을 생산하다 보니 품목이 너무 다양해 효율적이지 않았다.

전 대표가 낙과가 아닌 고품질 배를 이용해 중탕방식으로 생산·판매하는 ‘천사섬배즙이’

이에 전 대표는 소비자 수요를 파악해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으로 단일화하고 HACPP 인증을 받아 더욱 고품질의 배즙을 생산하는 전략을 택했다.

전 대표는 “건강을 생각해 배즙을 드시는 분들이 많은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중탕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또 재료에도 신경써서 낙과 등이 아닌 품질이 좋은 배를 사용하고 생강과 도라지도 각각 전문 농장에서 공수하는 정성을 들여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초반에는 병해충을 구별하거나 맞는 농약을 찾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쉽지만은 않았지만 교육도 듣고 부모님의 조언도 구하는 등 노력하며 점점 발전하고 있다”며 “크게 보면 무언가를 키운다는 점에서는 수산업과 농업이 비슷한 점이 있어 적응이 수월한 면도 있었다”고 소회했다.

전 대표는 “앞으로 가족들과 함께 생산, 가공, 체험 등을 모두 운영하며 가족 기업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새로 체험장을 만들지 않더라도 방문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은 현재도 구상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김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