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텃밭 목포서 ‘日오염수·홍범도’ 尹정부 맹폭 이재명, 현장최고위서 “정권 심판 국민 항쟁 선포할 때” 송갑석 “전남 어업 생태계 철저히 짓밟혀…수산업 위기” 신정훈 “친일·매국행위 반드시 민심 심판 있을것” 강조 목포역 광장 규탄대회 “국민 인내 한계 넘어서” 한목소리 김진수·김재정 기자

2023년 08월 30일(수) 20:41

오염수 해양 투기 철회하라!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로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애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전남에서 일본 원전 오염수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로 윤석열 정부를 맹폭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우리 국민이 정권 심판을 위해 국민 항쟁을 선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워 민심의 추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전남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민을 통합해야 할 때 대통령이 오염수에 우려를 표하는 국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셈도 잘 못하는 미개한 사람 취급하며 결국 국민을 향해 싸우겠다고 선포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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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야당의 비판에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한 대응 발언이긴 하지만, 제1야당의 대표가 현 정권을 상대로 한 ‘국민 항쟁’을 처음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이 대표는 “참모 뒤에 내내 숨어만 있던 윤 대통령이 마침내 입을 열었는데 그 말이 참 가관”이라며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을 대리해야 될 대통령이 마치 왕이 된 것처럼 국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있다”며 “국민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로 전남은 가장 큰 직격탄을 맞았다”며 “2022년 기준 전남의 수산물 생산량은 전국 수산물 생산량 3천200t의 60%인 1천860t에 달하고 이 가운데 김, 미역 등 해조류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최고위원은 “결국 윤석열 정부가 방조한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피해는 고스란히 전남도민이 짊어지게 됐고 전남의 어업 생태계는 철저히 짓밟혔다”며 “전남이 지탱하고 있는 국내 전체 수산업의 앞날은 한없이 위태로운 위기에 처했다”고 분노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신정훈 의원도 “싸워야 할 대상에게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면서 지키고 보호해야 할 국민과는 싸우겠다는 윤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며 “윤석열 정부의 친일·매국 행위에 대해 반드시 민심의 심판이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이날 모처럼 강도 높은 ‘정부 비판 발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국내 수산물 최대 생산지이자 당의 ‘텃밭’에서 정부의 오염수 방류 대응을 거듭 비판하며 지지층 결속은 물론, 오염수 방류 반대 국민 여론전에 불을 댕긴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방침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이 대표는 “국방부와 보훈처가 나서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워버리는 만행에 앞장서고 있으니 이것이 매국 행위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며 “박정희 전 대통령도 한때 남로당원이었는데 전국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도 다 철거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대표는 “철 지난 색깔론과 반공 이데올로기가 대체 웬말이냐”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몰역사적이고 반헌법적 폭거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홍범도 장군은 일본 순사와 병사들을 무찌른 독립투사다. 윤 대통령은 왜 이분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느냐”며 “일본을 무찔러서, 일본이 싫어하는 우리 독립투사라서 그런 것이냐”고 비꼬았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독립운동가 흉상을 철거하고 친일파 흉상을 세운다니 독립운동가들이 지하에서 피눈물을 흘릴 일”이라며 “역사를 일제 강점기 시절로 후퇴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 회의를 마치고 오염수 투기로 고통받고 있는 어민, 수산인 대표 및 소상공인과 함께 오찬 간담회를 진행, 현장 고충 청취 시간을 가졌다.

이어 지도부는 이날 오후엔 목포역 광장으로 이동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규탄대회’에 참석해 “국민의 인내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며 “국민의 불안과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오염수 방류 철회 요구 등 어업인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민주당이 앞장서겠다”고 한목소리로 약속했다.

/김진수·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