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병원 필수의료과 지원 기피 지역 의료 체계 붕괴 우려 3개 병원 전공의 17명 모집에 지원자 고작 1명 오복 기자 |
| 2023년 08월 31일(목) 20:40 |
|
전국 충원율 역시 2-7%에 그치고 있고 이마저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뚜렷해 붕괴 우려에 처한 지역 의료 체계 정상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필수의료과 유인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31일 전남대·조선대·광주기독병원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필수의료과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모집(정원 17명)에 단 1명만 지원했다. 지원율은 5.8%에 그쳤다.
전남대병원은 본원과 화순전남대병원에서 내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산부인과, 핵의학과, 응급의학과 등 6개 과 총 9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내과 전공의 1명에 불과했다.
조선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비뇨기과 등 3개 과에서 총 5명을 모집한 결과, 단 한 명도 지원자가 없었다. 광주기독병원 역시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3명 모집했지만 지원자는 없었다.
의료계에서 필수의료과에 대한 기피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심각하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2023년 하반기 과목별 전공의 지원율’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 2.8%, 흉부외과 3.3%, 외과 6.9%, 산부인과 7.7%, 응급의학과 7.5% 등 필수의료 과목 지원율은 매우 저조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과목별 전공의 모집에서 소아청소년과 모집 인원은 143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지원 인원은 4명(2.7%)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모두 서울 소재 수련병원에 지원한 인원이다.
산부인과 지원자도 52명 모집에 4명이 지원했는데 이 중 3명은 서울 소재 병원 지원자다. 40명을 모집한 응급의학과의 경우 지원자 3명 중 2명이 서울 소재 병원에 지원했다. 필수의료 과목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정형외과(385.7%), 재활의학과(355.6%), 성형외과(320%), 피부과(200%) 등 ’인기 과목’ 지원율은 하반기에도 100%를 훌쩍 넘겼다.
이처럼 인기과와 기피과의 전공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커지는 가운데 필수의료 분야를 살리기 위한 과감한 유인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영국 조선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전공의들이 과를 선택할 때 생명과 관련된 리스크가 큰 과(필수의료과)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상급병원의 경우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미숙아나 중환자실의 신생아를 돌보는 일, 소아 응급실 병동, 산부인과 업무와 동시에 당직을 서야 하는 시스템 등으로 전공의 외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전공의 부족은 중증도 수술도 수도권으로 보내야 하는 경우를 만들어 지역 의료 체계를 위축시키고 도태시킨다”며 “현재의 수가 의료체계 안에서 이득을 내기 힘든 필수의료과를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에서도 필수의료과를 살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종성 의원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서 보듯 계획만 앞세운 땜질식 대책으로는 필수의료 분야로 젊은 의사들을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기피 현상이 심한 필수의료 과목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차원에서 전공의 수련 보조수당을 재도입하는 방안이나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부담 완화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