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 계획 축소 검토” 신축·이전 발표 1년 경과 인허가 절차는 제자리걸음 좌초 재현 우려 “이마트 부지만 활용 ‘플랜B’ 고민” 양시원 기자

2023년 09월 04일(월) 20:25

광주 신세계 조감도. /이미지=광주신세계 제공

백화점 신축·이전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광주신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2015년 개발을 시도했다 좌초된 사례가 있어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기존 사업 계획 축소 등 만약의 상황을 가정한 대안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광주시와 지역 유통가에 따르면 광주신세계가 지난해 8월 백화점 신축·이전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인·허가 행정절차의 첫 관문인 광주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11월 지구단위계획 주민제안서를 광주시에 접수했다. 이어 올해 1월 도시계획위원회 재자문 의결, 3월 조건부 동의 등의 절차를 거쳤다. 지난 6월30일에 이어 8월9일 추가 보완 요청에 따라 최종 조치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후속 조치는 없는 상태다.

광주시는 서구 광천동 백화점 신축·이전 계획 심의를 앞두고 신세계 측이 제출한 ‘교통체증 해소 및 지역상생 등을 위한 조치계획서’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축·이전 계획 발표 1년이 지난 시점에도 불구하고 진전된 상황이 없자 광주신세계는 백화점 신축·이전 계획 대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서 기업 투자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행정 절차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는 내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다양한 대안 중 10월부터 철거 예정인 이마트 부지에만 백화점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광주시 소유 도로 편입에 따른 특혜 논란 등을 해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까다로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당초 내놓았던 계획처럼 현 백화점 부지의 판매시설을 점차 신축 부지로 이전, 완공 시점에 맞춰 시민 다수가 이용할 수 있는 서울 코엑스의 별마당 도서관이나, 공부방 카페 등 공공성 있는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현 백화점 부지 활용안은 유지된다. 그러나 규모 등 기존 계획 축소는 불가피하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만약 신축·이전이 어렵거나 시기가 많이 늦춰질 경우 오는 10월 철거 예정인 이마트 부지에만 백화점을 새로 건립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으로서 플랜B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신세계는 2027년 개점을 목표로 현재 이마트 광주점 부지와 야외주차장 부지 등을 합쳐 건축·리모델링 비용에만 9천억원이 투입되는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 개발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새로 개발되는 영업 면적만 13만2천230㎡(약 4만평) 규모로, 완공 후 영업 면적은 약 16만330㎡(4만8천평)에 달한다. 현 백화점 부지(1만1천200평)의 4배가 넘으며 세계 최대 규모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준하는 면적이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