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탁 무안문화원 팀장 “돈 되는 일보단 가치 있는 일 하고 싶습니다” 헌혈 238회·조혈모세포 기증·3차례 모발 기증 등 나눔 지속 5년째 재능기부 전시도…“사회 공헌 전문 미술관 운영이 꿈” 장은정 인턴기자

2023년 09월 05일(화) 20:37

정경탁 무안문화원 팀장은 헌혈, 조혈모세포 기증, 모발 기증, 재능기부 전시 등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년간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사비를 들여 전시를 한 사실을 병원 측이 뒤늦게 알고 최근 정 팀장에게 감사장을 수여해 아들과 함께 병원 전시공간에서 기념촬영한 모습.

정경탁(42) 무안문화원 팀장은 무안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선행이 쏟아져 나왔다.

정 팀장은 5일 기준 헌혈 238회, 조혈모세포 기증(2008년), 모발 기증(3회), 화순전남대학교 병원 소아청소년과 재능기부 전시(17회) 등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첫 헌혈을 통해 나눔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던 정 팀장은 이후 꾸준히 헌혈을 하며 올해 238회를 달성했다.

2008년에는 조혈모세포를 기증했으며, 이때 인연으로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사비를 들여 2018년부터 현재까지 5년째 재능기부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정 팀장은 “처음에는 소아병동 앞 전시 공간 조성 사업에 참여했었다”며 “당시 근무했던 미술관과 가까워 자주 방문하다 보니 직접 기획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전시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팀장은 5년간 총 17차례 전시를 선보였고, 작가 섭외부터 작품 설치까지 모두 직접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화순전남대병원측은 최근에서야 이같은 사실을 알고 올해 개원 19주년 기념행사에서 정 팀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정 팀장은 “제 입으로 사비를 들여 재능기부하고 있다고 말하기 민망했다. 병원에서는 제가 말을 안 하니 비용을 지원받아 전시를 하는 줄 알았다”며 “그동안 도움을 줬던 작가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웃었다.

정 팀장의 나눔 활동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모발 기증’이다.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그치지 않고 3차례나 머리를 길러 모발을 기증했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머리를 기르고 있었을 때는 제가 미술 관련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은 단순히 ‘예술’하니까 머리도 기는구나라고 여겼다”며 “알아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스스로에게 의미있다 생각하고 머리를 길렀다”고 회상했다.

남모를 선행을 지속해온 정 팀장은 해남군청 재직 당시 초과근무수당 6개월분인 3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당시 빚이 있어 하루에도 수천 번 갈등을 겪었지만, 스스로의 다짐도 못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한번 타협하면 다음은 쉬울 것 같아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정 팀장은 말했다.

정 팀장은 “아들은 게임기도 안 사주는 ‘착한 척하는 아빠’라고 서운해하기도 한다”며 “아이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순간 나눔과 선행은 대물림 된다고 생각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멋쩍어했다.

이어 “대학시절부터 준비해왔던 사회공헌활동 전문 미술관 운영에 대한 꿈을 향해 나아가겠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덧붙였다./장은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