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 김요성

2023년 09월 05일(화) 20:37

김요성 광주시 문화체육실장

어느덧 9월이다. 9월은 새해를 맞이하며 세웠던 계획들을 되짚어보기 좋은 시기다. 대표적인 신년 목표로 금연, 운동, 외국어 공부 등이 있다. 그 중 ‘책 읽기’도 빼놓을 수 없는 결심 중 하나다. ‘하루에 30분 읽기’, ‘한 달에 1권 읽기’ 등 지난 1월 다짐했던 당신의 독서 목표는 어디까지 왔을까? 아직 손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면 새로운 계절을 맞아 새롭게 다시 시작해보면 좋겠다.

2023년 첫 날 가졌던 독서에 대한 의지가 다시 샘솟기를 바라며 다소 진부하지만 책 읽기의 효용성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먼저, 독서는 그 자체로 ‘있어 보인다.’ 다독가로도 알려진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책을 읽는 목적 중 하나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이기 때문에 허세라고 할 수도 있다. 그는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에서 음악, 독서 등 문화 향유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지적 허영심이라고 이야기한다.

허영심이 없다는 것은 취향이 확고해지는 만큼 주체적이나 지나친 고착화로 자신과 같은 관점 만을 받아들여 그 외의 것에는 무관심하거나 배타성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금 과장하자면 지적인 허영심을 채우는 것 즉,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움과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장하는 일이다.

또한 책을 통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요즘은 몇 번의 터치만으로도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편집·가공된 정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가득한 인터넷에서 내가 찾으려는 자료를 바로 얻는 것은 오히려 어렵기도 하다.

그에 반해 책은 보다 신뢰할 수 있는 매체다. 그리고 전체적인 맥락 안에서 체계를 이루고 있어서 정보가 지닌 가치와 핵심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살펴보고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질문에는 책이 적합하다.

그리고 책 읽기는 즐겁다. 독서 자체가 주는 고유의 재미가 있다. 작가 김겨울은 ‘독서의 기쁨’에서 책이 주는 다섯 가지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이야기(서사)의 재미, 궁금한 것을 해결해주는 호기심 충족감, 읽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언어의 즐거움, 세계를 창조해내는 상상의 재미 그리고 유일하게 언어만이 다룰 수 있는 추상성의 유희에서 오는 즐거움을 꼽는다. 더구나 독서로 얻는 기쁨은 소위 가성비가 좋다. 책을 읽는 데 들이는 비용에 비해 느낄 수 있는 재미의 폭이 넓고 크기 때문이다.

독서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마음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광주시에서는 시민들이 일상에서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독서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인 도서대출반납 시스템인 ‘스마트 도서관’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365일 24시간 도서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으며,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전자책과 오디오북’ 등 19만6천여 종의 디지털 콘텐츠를 시공간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읽고 싶은 책이 도서관에 없다면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희망도서 바로대출’을 신청하고 가까운 동네서점에서 빌려볼 수 있으며, 어르신·임산부 등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은 ‘무료 책배달’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무료로 책을 배달 받아 볼 수 있다.

9월은 독서의 달이다. 광주시에서는 시민들의 독서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펼쳐보자 책도, 꿈도’라는 주제로 한 달간 작가 강연, 공연,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를 시립도서관에서 개최한다.

작가 강연으로는 ‘어른의 어휘력’의 저자 유선경, ‘마음 버스’를 쓴 김유, ‘숲이 될 수 있을까?’의 한유진 작가와의 만남을 준비했다. 공연으로는 그림책 인형극 ‘유기견 영남이’를 선보이고 그밖에 펩아트, 북커버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를 운영할 예정이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면 우리시 도서관 행사 참여를 시작으로 책과의 거리를 좁혀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