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주택가 담벼락 붕괴 주민 불안감 고조 민원 불구 2개월 이상 방치…가스배관 인접 2차사고 위험도 구청 “국유·사유지 공존 협의과정 지연…이달 보수공사 실시” 안태호 기자

2023년 09월 05일(화) 21:24

5일 오전 광주 동구 동산초등학교 인근에 있는 한 주택가와 원룸 건물 사이 골목 위에 세워진 담벼락이 반이 갈라진 채 위태한 모습으로 주택 벽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안태호 기자

국유지가 포함된 광주 동구 한 주택가에서 담벼락이 무너진 지 4개월, 붕괴 우려 등 관련 민원이 제기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담벼락 붕괴가 ‘현재 진행형’이라며 최소한의 사고 예방책이라도 원하고 있지만, 관할 구청인 동구는 ‘사유지 주인 자부담 없인 조치가 어렵다’며 국유지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오전 동구 동산초등학교 인근 주택가. 원룸 건물과 일반 주택 사이 골목 위에 세워진 담벼락은 한눈에 봐도 위태한 모습이었다.

담은 반이 갈라진 채 주택 벽쪽으로 기울어져 누가 밀면 금방이라도 땅에 떨어질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태였으며, 담 곳곳에 균열도 있어 추가 붕괴 위험도 높아 보였다.

인근 주민들은 “담벼락이 쏟아질 경우 아래 가스 배관에 직접적인 충격을 줘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주민 김모(44)씨는 “현재도 붕괴가 계속 진행돼 국유지 담장의 잔해물들이 떨어지고 있는데 관할 구청은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긴급조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비 소식을 접할 때면 추가 붕괴가 있을까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 최모(37)씨도 “사람이 안 다니는 뒷길이라고 해도 사고가 언제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알면서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라며 “사고가 일어날까 봐 불안해 죽겠는데 구청에서 처리를 미뤄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곳은 지난 4월 처음으로 담벼락이 무너졌으며 인근 주민들이 동구청에 긴급 조치를 요청했지만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요청한 지 3개월이 지난 7월에서야 담당과는 처음으로 주민 간담회를 열어 “담장 공사비를 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긴급조치를 알아보겠다”는 답변만 했다.

하지만 그 이후 후속 조치는 없었다.

때문에 주민들은 재차 민원을 제기했고 두번째 주민간담회가 개최됐다. 해당 간담회에서는 공사비 분담에 관한 내용이 논의됐으나, 구청 측은 담당 부서가 다르다며 미루기만 해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사유지는 개인이 관리해야 하지만 이번 경우는 공유지가 일부 포함돼 있어 최소한의 안전조치에 대한 보수공사를 할 예정”이라며 “현재 공사업체를 선정해 의뢰한 상태로 이달 내 보수 공사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유주들 간 협의점을 찾지 못해 시간이 지연됐다”며 “그렇더라도 계속 방치할 수 없어 최소한의 보수공사는 구청에서, 경계 펜스는 사유지 관계자들이 설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