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委 회의 ‘공개’ 조례 제정됐는데도 또 논란 ‘공개한다’ 강행 규정…광주시 “‘할수 있다’ 임의 규정 필요” 市 “법제처 해석 후 재논의”…시의회 “광주시 주장은 모순” 박선강 기자

2023년 09월 06일(수) 20:58

광주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 공개를 의무화하는 조례가 제정됐는데도 광주시와 광주시의회가 또 다시 다른 목소리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6일 제31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도시계획위원회의 회의 공개 원칙, 위원 선정위원회 구성 등을 담은 전국 최초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도시계획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한다’는 회의 공개 원칙을 담은 내용과 함께 위원 구성 과정에서 공정성 제고와 전문성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외부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 선정위원회 운영 조항, 회의록을 속기 형태로 보다 상세하게 공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회의 공개의 경우 회의장 방청이나 방송·인터넷 중계 등 사실상 실시간 공개되는 방식으로 하되, 공개 방식은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로 정하도록 했다.

다만, ▲부동산 투기 유발 등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특정 인물임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에 관한 부분으로 심의·의결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의사 결정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 ▲다른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 등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경우 ▲기타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는 위원회 의결을 거쳐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비공개 조항을 포함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회의 공개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단서 조항이 오히려 모든 회의를 비공개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어 향후 제도 운영에 논란이 예상된다”며 조례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광주시는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제84조 제1항 ‘위원회의 회의는 공개한다’는 강행 규정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경중은 있지만, 회의 공개에 따른 각종 부동산 개발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투기 우려가 있을 수 있어 도시계획위원들의 소신 발언이 위축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종호 도시공간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공개 예외 조항에 따른 실효성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며 “8월8일 법제처에 의견 제시를 요청한 상황으로 최종 회신을 받은 뒤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광주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공개한다’의 강행 규정은 공개를 전제로 예외적으로 비공개하자는 것인 반면, 광주시가 요구하는 ‘공개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은 비공개를 전제로 예외적으로 공개하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행정안전부가 정당현수막 조례에 대해 법령 위반을 이유로 대법원에 제소한 것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아무런 반대를 하지 않으면서, 도시계획위원회 회의 공개는 법령에서 금지하지 않는데도 법제처 질의를 통해 검토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