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쉼’…또다른 세상을 向한 출구

한부철 작가 7년 만에 광주 기획초대전 ‘숨: 쉬다’…오는 19일까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최명진 기자
2023년 09월 07일(목) 19:19
‘숨’
‘시선’

정원 속 시시각각 변화하는 다양한 생명체를 통해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찾으며,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고향 이야기’, ‘사유하다’, ‘바라보다’, ‘담다’ 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담아온 한부철 작가가 7년 만에 광주에서 기획초대전을 연다.

‘숨: 쉬다’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오는 19일까지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펼쳐진다.

‘숨’과 ‘쉬다’는 호흡의 의미와 일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20년 말 건강 악화로 작품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작가는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고 양림동 화실 속 정원에서 휴식을 취하며 심신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정원에서는 다양한 꽃, 나무, 새, 고양이, 청개구리, 나비, 잠자리 등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곤충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이들의 다양한 생명활동을 보면서 이 작은 공간에 또다른 큰 세상이 있다는 것을 느끼며, 숨 쉬는 것이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외부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양림동 화실의 정원은 나를 위로해주는 최적의 공간이었다”며 “매일 변화하는 식물들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현상을 마주하며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자연에서 만나는 녹색의 힘은 위대하다. 작가는 작업을 하는 데 있어서도 반복된 녹색의 덧칠을 통해 조금씩 커져가는 삶의 에너지를 느끼고, 생기를 찾게 됐다.

이러한 행위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스스로를 일깨우며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에는 따뜻함을 주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버들마편초의 보랏빛 꽃과 바람에 흔들리며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줄기 사이 나비의 속삭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샛노란색과 연분홍빛으로 피어오른 낮 달맞이, 가녀린 줄기에 핑크빛 새가 앉아있는 것 같은 세이지, 흰 장미처럼 피어나는 조팝꽃, 바람에 흔들리며 자태를 뽐내는 모란꽃잎, 황홀한 향기로 마음을 사로잡는 은목서와 백화 등 꽃의 종류 또한 다채롭다.

꽃잎에 올라타거나 달밤 아래 장독대에 매달린 개구리의 익살스러운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자연에서 마주하는 녹색이 주는 긍정적 영향과 작품행위를 통해 무기력해진 심신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쉼이 되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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