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도시계획위 회의 공개 조례 계속 딴지 거나

2023년 09월 07일(목) 19:36

광주시가 도시계획위원회 공개를 원칙으로 삼은 조례에 딴지를 걸고 나섰다. 시의회 본회의를 앞두고 회의 공개, 위원 선정위 구성 등을 담은 전국 최초의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에 대해 법제처 해석 후 다시 논의하자며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하지만 해당 조례는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의 제기를 하려면 시장이 재의 요구(거부권)를 행사해야 하는 만큼 시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조례는 회의장 방청이나 방송·인터넷 중계 등 사실상 실시간 공개하되, 부동산 투기 유발 등 공익을 해치거나, 특정 인물임을 식별할 수 있어 공정성을 침해할 우려,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 등은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포함했다. 기존 조례는 위원회 회의를 비공개하고 회의록은 요구가 있을 시 결과를 요약해 1개월 이후 공개하도록 했다.

광주시는 ‘공개한다’는 강행 규정을 ‘공개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안에 따라 경중은 있으나 회의 공개에 따른 각종 부동산 개발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투기 우려가 있어 위원들의 소신 발언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상위법과 충돌하지 않은지 법제처 회신 내용에 따라 문제 제기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회는 ‘공개한다’는 규정은 공개를 전제로 예외적으로 비공개하자는 것인 반면, ‘공개할 수 있다’는 규정은 비공개를 전제로 예외적으로 공개하자는 취지라며 정면 반박했다. 의회는 강기정 시장이 재의를 요구하면 다시 표결에 부쳐야 한다.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하면 조례는 그대로 확정되고, 가능성은 작지만 이를 충족하지 못할 시 조례안은 폐기된다.

상임위를 통과할 당시 개정 취지에 동의한 광주시가 입장을 번복했다. 본회의 직전 뒤늦게 재논의를 요청했고 시의회는 모순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시민단체는 무력화 시도라고 규탄했다. 조례는 지난 7월 본회의에서도 보류된 바 있다. 실효성 확보를 위한 검토에 필요한 시간은 충분했다. 광주시의 안일한 인식과 그에 따른 결정과정 혼선으로 도시계획위 개혁이 계속 꼬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