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인화의 '5월이야기']오월을 노래하다 5·18민주화운동 기록관장 |
| 2023년 09월 07일(목) 19:36 |
|
3일에는 (사)창작국악단 도드리(이하 도드리)가 5·18민주화운동을 직접 다룬 음악극 ‘5·18, 그 위대한 진실을 기억하라’ 창작공연을 5·18기념문화센터 민주홀에서 선보였다. 그리고 5-6일 광주시립오페라단이 ‘박하사탕’을 공연했다. 광주예술의 전당 잔디광장 특설무대에서 “다시 돌아갈래!“ 기찻길에서 절규하는 장면으로 유명한 이창동의 영화 ‘박하사탕’(1999)이 오페라로 재탄생 되었다. 당초 이 작품을 5·18 민주화운동 40주년(2020) 기념작으로 기획했다. 2019년 3월 제작에 돌입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2020년 공연은 콘서트 버전으로 간소하게 치르고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했다. 성악가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유튜브 영상은 2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서울 국립극장에서 정식 초연이었고, 광주에서 제13회 정기공연 콘서트 오페라였다. 5·18의 상처를 영화로 다룬 것을 콘서트형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모란꽃’과 ‘박하사탕’은 원작이 있고 기획공연으로 탄탄하고 안정감 있는 공연이다. 이 공연들이 매번 다지고 다져서 계속 볼 수 있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면 ‘5·18, 그 위대한 진실을 기억하라’ 창작공연은 ‘창작국악’을 중심으로 전통 국악기로 연주하고 이외에도 첼로, 드럼, 플룻 등 서양 악기도 함께 연주했다. 또 연극배우와 무용수까지 출연하면서도 절제된 긴박감과 자유함으로 광주를 노래하고 5·18을 이야기했다. 묘한 감동과 울림이 있었다.‘5·18, 그 위대한 진실을 기억하라’ 제목부터 메시지가 담겨있었고 영상, 노래 1인 배우의 독백 등이 인상적이었다. ‘아름다운 광주’ 서곡을 배경으로 평온하고 아름다운 광주의 모습이 영상을 통해서 흘러나오는데 영상자막이 뜬다
‘1980년 5월! 평온한 일상을 살던 광주. 전두환 등 신군부가 정권 찬탈을 노리면서 광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으로 쓸려들어 갑니다. 결국 5월21일! 광주는 핏빛으로 물들어 갔습니다.‘
영상자막에 이어 합창이 힘있게 울린다. “결사항전이다. 결사항전이다. 동이 터온다. 결사항전이다.” 배우가 “동지여러분! 조금 있으면 공수부대가 쳐들어옵니다. 여성들과 학생들은 지금 도청 밖으로 피신하여 주십시오.” 또 합창으로 “결사항전이다. 결사항전이다. 동이 터온다. 결사항전이다.”
“아가 대체 어디에 있냐 어디에 있느냐”
“뼈라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어쩌란 말이냐” 노래하고 연주하면서 금새 시간이 가버렸다.
마지막 영상자막이 올라갔다.
“(생략) 아직 끝나지 않은 오월! 오월은 우리들 가슴속에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울림이 있는 자막과 함께 노래가 흘러나온다. “우리는 미완의 5월이 해결될 때 까지 묵묵히, 그리고 변함없이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관객과 함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마지막으로 ‘아리랑광주’를 다같이 불렀다.
“아리랑 아리랑 무등산을 넘어서 광주아리랑
무등에 떠오는 아침햇살은 터질듯한 내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네
그리운 사람이 넘던 고갯길 언제다시 돌아올 줄 모르는 고개
울려 퍼져라 광주의 노래 한에 맺힌 고개 넘어 아시아로 세계로
빛이 되어 퍼져라 민중의 넋아 모두 함께 불러보자 아리랑광주
아리아리랑 아리아리랑 무등산 고개 넘어 광주 아리랑
아리아리랑 아리아리랑 무등산 고개 넘어 광주 아리랑“
광주 오월의 노래는 더 불리워지고 계속 불러져야 한다. 5월이 다채롭게 문화콘텐츠가 되어 광주의 정신을 담아내고 밖으로 뿜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여러 형태의 오월노래는 그래서 더욱 반갑다. 그 노래를 듣노라면 43년 전 그날로 훌쩍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광주의 5월, 그 거룩하고 숭고한 정신을 우리는 이어가야 할 의무가 있다. 오월 노래를 부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