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 절차 진행해 유치 의사 지역 우선 선정” ●집중점검-광주 군공항 이전 해법 없나 무안=김상호 기자 |
| 2023년 09월 07일(목) 19:50 |
2013년도 군공항이전특별법 제정과 함께 시작한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무안군은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논의조차 안되고 있으며, 함평군은 8월 실시 예정인 주민 여론조사를 12월로 돌연 연기했다. 김영록 지사는 민간공항과 군공항이 함께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해야 하고, 함평군의 군공항 유치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느긋한 광주시·성급한 전남도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에 대해 광주시는 한발 물러나 있다는 느낌인 반면, 전남도의 행보는 적극적이다. 지난 7월 전남도는 조직개편을 통해 무안국제공항활성화 추진단을 신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민간공항과 군공항을 무안군으로 통합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무안지역에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민·군 통합 이전이 필요하다는 홍보물을 발송하고, 주민 설명회와 TV 광고 등을 통해 민·군 통합 이전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민간공항과 군공항이 별개라는 입장을 밝혀 온 전남도가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함평군의 군공항 유치와 관련돼 있다고 보는 것이 지역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조급증에 빠진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무안국제공항은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7년 건설됐다. 하지만, 광주시는 광주시민들의 불편을 이유로 광주민간공항 무안 이전을 미뤄왔다.
이용섭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지난 2018년 협약식을 갖고 광주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조건없이 이전하기로 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2020년 시민권익위원회 정책권고를 이유로 광주 민간공항 이전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무안국제공항은 개항 이후 이용객 저조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지만 해외여행객 수요 증가와 저비용 항공사(LCC)의 성장으로 광주 민간공항의 이전 없이도 2018년 54만명, 2019년 89만명이 이용하는 등 활성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듯 했다. 코로나19 이후 이용객이 급감했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이용객 수는 점차 회복 추세다. 공항활주로 연장, 2025년 완공될 KTX 무안공항역과 함께 해외여행 이용객 수가 회복된다면 2019년 이용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중국이 코로나 이후 3년여 만에 자국민의 해외 단체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해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남도는 2028년 새만금국제공항, 2030년 가덕도 신공항 건설로 잠재적 경쟁 상대인 무안국제공항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민·군공항의 통합 이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공항 이전, 중요한 것은 이전지역 주민의사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은 전투기 소음으로 인한 광주시와 광주 시민들의 각종 피해를 해소하기 위한 광주시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국방이나 안보와는 무관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 방식도 광주시가 새로운 군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현재 군공항 부지를 양여받아 개발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한다.
또 군공항 이전사업은 주민투표 절차가 있기 때문에 이전할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매우 중요하다. 국방부도 이점은 명확히 하고 있다. 이전 절차를 진행하더라도 주민 투표에서 부결이 된다면 그동안의 절차와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무안군민들은 2019년 광주전투비행장 무안이전반대 범군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를 발족하고 일관된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이전반대 범군민 궐기대회 등을 가졌으며, 4월19일 도청 앞 시위를 시작으로 5월22일부터 천막농성까지 이어가고 있다.
◇군공항 이전 해법은 공모방식으로
무안군은 무엇보다 유치 의사가 있는 지역으로 군공항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대 입장이 큰 경우에는 후보지 선정, 각종 위원회, 지원계획 수립, 주민투표 등 군공항 이전 절차에서 어려울 수 있지만, 유치 의사가 있으면 일련의 과정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사업이 좋은 예다.
반대에 막혀 허송세월을 보내기보다는 공모 방식을 통해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으로 군공항을 이전하는 것이 오히려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무안=김상호 기자
무안=김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