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팍팍한 살림살이 국민연금 조기수령 급증 작년기준 광주 1만8천336명·전남 2만6천362명 5년 전 比 35%·43%↑…“연금액 감소 주의 필요” 양시원 기자

2023년 09월 07일(목) 20:11

사진=연합뉴스

광주·전남지역에서 국민연금을 조기 수령하는 수급자가 급증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기준 나이보다 앞당겨 수령할 경우 수급액이 대폭 감소하지만 경제 불황으로 인한 생활고 뿐만 아니라, 기금 소진에 따른 연금 지급 중단 우려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광주·전남 국민연금 조기 수급자 수는 각각 1만8천336명·2만6천362명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인 2017년보다도 광주의 경우 34.6%(1만3천614명→1만8천336명), 전남은 42.8%(1만8천454명→2만6천362명) 늘었다.

국민연금은 원래 수령할 나이(63세)보다 최대 5년 앞당겨 받을 수 있다. 현행 제도상 조기 수령은 10년 넘게 가입한 58세 이상 퇴직자가 일정 금액(2023년 근로+사업소득 약 286만원) 이상 벌지 않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2014년도만 하더라도 광주 1만1천123명, 전남 1만4천356명에 불과했던 국민연금 조기 수급자 수는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증가하면서 8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국 기준으로도 2014년 44만1천219명이던 국민연금 조기 수급자 수는 2022년 76만5천342명으로 늘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중기재정 전망(2023-2027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국민연금 조기수급자 수는 올해 말 85만6천명, 2024년 약 96만1천명을 거쳐 2025년에는 107만명으로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 조기 수령자 수가 늘자 지급액 또한 급증하고 있다.

국민연금 조기 수령으로 인한 지급액은 2014년 광주 665억8천797만원, 전남 794억1천39만원이었으나, 지난해 기준 광주 1천318억514만원, 전남 1천846억4천983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조기 수급자 증가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6%씩 연금액이 깎여 5년 일찍 받으면 30%나 감액된다.

올해 5월 기준 광주·전남 국민연금 1인당 월 지급액 평균이 각각 53만5천원·48만3천원인 것을 감안할 때, 5년을 앞당겨 미리 받을 경우 지급액은 광주 37만4천원, 전남 33만8천원까지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의미다. 국민연금 조기수령이 ‘손해 연금’으로 불리는 이유다.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국민연금을 앞당겨 받는 이유로는 ‘노후 생활비 부족’, ‘조기 사망에 대한 불안’,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편에 따른 불이익 우려’ 등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3세로 1년 늦춰져 정년 이후 소득 공백이 커진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연금 조기수령은 최대한 피하되, 연금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을 때 더 납부해 노후의 연금 수급액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중선 국민연금공단 광주본부장은 “광주의 경우 1인당 월 평균 연금 지금액이 대구에 이어 광역시 가운데 최하위, 전남은 48만3천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은 지역”이라며 “건강한 노후를 위해 가능한 최대한 연금 수금액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