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향 남도의 숨결 느끼며 떠나는 문학 기행 ●6人 지역연구자가 펴낸 ‘남도문학기행’ 최명진 기자 |
| 2023년 09월 10일(일) 19:23 |
|
이 책은 예로부터 ‘예향(藝鄕)’, ‘의향(義鄕)’, ‘문향(文鄕)’이라 불린 남도의 문학정신이 깃든 현장들을 찾아 소개하고 있다.
남도는 담양을 중심으로 형성된 누정문화를 기반으로 시가문학이라는 문학적 성취를 꽃피웠다. 반도의 끄트머리 저잣거리에서 울려 퍼진 판소리문학은 풍자와 해학이 담긴 산문정신을 남겨 현대소설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남도문학이 지닌 문학정신과 독특한 지역성은 한국 현대문학의 넓이와 깊이를 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남도의 전통적인 문학정신은 풍류와 저항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지역에서 많이 자생하는 ‘대나무’에 빗대어 볼 수 있는데, 태평세월에는 피리가 되지만 난세에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질은 인심이 후하고 풍류를 좋아하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남도인의 특성과도 그대로 연결된다.
판소리와 창, 민요, 무가로 대표되는 남도 풍류 가락의 전통과 광주학생운동과 여순항쟁, 5·18민주화운동으로 대표되는 남도의 저항운동이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남도에 이렇듯 혁혁한 문학 자산이 산재하고 있음에도 지금껏 그 현장들을 총체적으로 다룬 기행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남도문학을 공부하고 수시로 현장을 찾아다니던 전공자 6명이 뜻을 합해 이 책을 펴냈다.
김대현 전남대 교수 등 3명이 고전문학 대표문인 20명(고경명·기대승·김덕령·김윤제·이담로·정약용·황현·임제·송순·양산보·유희춘·정철·임억령·강항·김인후·백광홍·백광훈·위백규·윤선도·김삿갓)을, 김선태 목포대 교수 등 3명이 현대문학 문인 16명(김우진·김영랑·박화성·차범석·이청준·조정래·한승원·송수권·김지하·조태일·김승옥·김현·황현산·김남주·황지우·임철우)을 선정해 각각 집필했다.
이 책은 장르를 고전과 현대로 양분하면서도 한 권으로 통합하고 답사나 기행을 하는 사람들의 편리를 위해 대표 문인들을 시대별, 지역별로 나눴다. 또 각 장이 시작되는 부분에 남도의 지도를 넣어 해당 문인들이 어느 지역에서 주로 활동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고전문학편에서는 임란 의병장 제봉 고경명과 광주 포충사의 이야기부터 호남 시단을 일군 사촌 김윤제와 환벽당, 조선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과 강진의 다산초당, 양산보와 대표적 민간원림인 담양 소쇄원 등을 담고 있다.
현대문학편에서는 한국 근대극의 선구자 김우진과 목포 성취원, 남도 바다와 뻘의 작가 한승원과 장흥 덕도, 오월의 소설가 임철우와 완도 평일도까지 다양한 인물과 문화 자산을 소개한다.
저자들은 서문을 통해 “남도 대표 문인이나 대표작과 관련된 문학 현장을 직접 답사하고 안내했기에 더욱 생생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이 책이 남도 땅을 사랑하고 남도문학의 현장을 답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친절한 길라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
|
/최명진 기자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