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약사범 절반 재범…중독치료 예산 ‘쿨쿨’ 시·도 최근 3년 1천532명 적발·330명 구속…광주 재범률 46% 보호기관 이용 전무 4년째 예산 반납…너무 적은 예산도 문제 안재영 기자

2023년 09월 11일(월) 20:35

이미지=아이클릭아트

광주지역 마약사범 절반가량이 재범인 가운데 마약중독 치료를 위한 예산은 매년 반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치료보호기관을 지정했지만 홍보 미흡 등으로 4년째 이용자가 전무한 상태고, 책정된 예산 또한 턱없이 적어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1일 광주·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마약류 사건으로 검거된 광주·전남 마약사범은 2020년 582명(광주 304명·전남 278명), 2021년 379명(광주 153명·전남 226명), 2022년 571명(광주 239명·전남 332명)이다. 이중 2020년 153명, 2021년 93명, 2022년 84명이 구속됐다.

재범률은 광주의 경우 2020년 42.7%, 2021년 52.9%, 2022년 42.2%로 평균 46%였다. 반면 전남은 다소 낮은 15.8%, 11.5%, 10.8%의 재범률을 보였다. 이는 농어촌 지역에서 양귀비를 재배하는 노인은 재범 확률이 극히 드물고, 외국인의 경우 본국으로 송환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약사범들이 검거된 이후 또다시 마약에 손대는 ‘중독 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중독자를 위한 치료 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광주시와 전남도에 마약 중독자 치료예산이 배정되나 실제 사용이 거의 없고 지난해에는 해당 예산을 보건복지부에 고스란히 반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40조에 의거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 규정에 따라 마약류 중독자 치료와 재활을 통한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검찰의 치료조건부 기소유예와 환자 또는 가족은 무상으로 해당 치료보호기관 이용이 가능토록 전국의 24개 기관을 치료보호기관으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기관에서는 중독 여부 판별검사 및 치료보호 심의를 통해 최대 1년간 치료를 지원하고 환자 주소지 소재 지자체에 치료비를 청구해 예산을 소비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복지부에서 지정한 광주·전남 치료보호기관의 최근 5년간 이용자는 ‘0명’이었다.

광주시에는 국비와 시비를 포함 매년 500만원의 예산이 편성됐지만 지정 치료보호기관을 이용한 이는 2015년 1명, 2018년 2명, 2019년 1명뿐이었다. 이후 4년째 이용자가 없다.

전남 또한 지정기관 이용자는 전무하다. 2015년, 2018년, 2019년, 2021년, 2022년 각 1명씩 이용했지만 모두 타지역의 치료기관을 이용했다.

너무 적은 예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남도가 지난 2019년 편성한 예산은 120만원이었지만, 실제 1명의 5개월 치료비가 213만원 발생해 부족한 금액은 2020년 편성액으로 메웠다.

이에 대해 광주시와 전남도 관계자는 “마약 중독자 치료를 확대하고자 복지부에서 전국적으로 예산을 큰 폭으로 늘렸다가 이용자가 없어 다시 삭감하는 등 조정이 있었다”며 “광주·전남 마약퇴치 운동본부 등을 지원하면서 교도소와 청소년 등 마약류 중독예방 훈련과 함께 홈페이지 광고 등 중독 치료 홍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