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없는데 국가가 되겠나! / 탁인석
2023년 09월 12일(화) 20:50
탁인석 칼럼니스트
인구감소가 이런 상태로 계속되면 대한민국이 언제까지 버틸까는 미지수다. 사회적 모든 기반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소름 돋게 들린다. 지금의 대한민국 인구 소멸은 가히 공포 수준이다. 정치권은 무슨 이유로 매일매일 서로가 격렬하게 대립하기도 바쁘다. 그런 와중에 하반기 경제·기후변화·100년 교육개혁·확실한 사회 안전망을 위한 CCTV 설치·노인복지 사각지대를 없애자는 등등 여러 이슈 또한 뜨겁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지표는 다리 뻗고 통곡할 만큼 역삼각형의 모양세를 그리며 젊은 층이 급격히 소멸하고 있다. 사람이 없는데 그럴듯한 아이디어로 정책을 짠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하며 무게 잡는 거나 무엇이 다른가.

산업현장에도 청년노동자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거의가 외국인 노동자에 의지하는 형편이고, 그마저도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한다. 산업에는 무엇보다 숙련공이 필요한데 그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고 한국어가 통하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조선업체는 수주는 따놓고도 사람이 없어 납기를 넘기는 바람에 페널티 벌금이 수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고령화된 농촌은 또 어떤가. 도대체가 일할 사람이 없다. 외국인 노동자에 의지하고는 있지만 그때그때 수급을 맞추기가 버겨운 실정이다. 따라서 인건비는 상승되고 수지타산은 맞지 않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농업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대학은 정원을 채운다는 게 이제 불가능하다. 지원자가 부족하니 학생모집에 발버둥을 친들 정원을 채울 방도가 없다. 그 한 방편으로 정원 외 모집으로 외국 유학생을 유치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는 것. 한국으로 건너오는 유학생은 돈벌이가 목표이지 학업은 방편이다. 그러다 보니 불법체류자가 생길 수밖에 없고, 이탈유학생은 불법으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마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2022년) 서울 합계출산율이 0.59명까지 떨어지고 이사 가는 인구까지 합하면 학생 수의 감소는 가파르기만 하다. 이로 인해 폐교가 속출하고 학교는 통폐합 밖에 방법이 없고, 주변 지역은 황폐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1970년 한 해 출생아 수는 100만 명이 넘었고 2012년 출생아 수는 48만 명이었는데 작년(2022년)에는 24만 명이 고작이다. 작년도 출산율 0.78도 인구절벽인데 금년의 통계치는 0.7로 발표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젊은이들은 결혼할 생각이 없다.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결혼과 출산에 저마다 소극적인 이유만 대고 있다.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5세, 남성은 36세에 제 아이의 얼굴을 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결혼은 늦어지고 아이는 한 가구에 평균 한 명도 못 낳는다는 말이 된 지 오래다. 아이 울음소리가 잦아들수록 세상은 활기를 잃는다.

광주의 월곡동 고려인 마을에 가면 늦은 오후에 골목에서 노는 아이들 소리가 왁자지껄하다. 지금은 이런 풍경이 참 신기한 진풍경이 되어버렸다. 뭔가 많이 잘못되어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학생 수는 급감하고 다문화가정의 초·중·고생은 역대 최대치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단일민족을 찾다가 나라가 없어지게 되었으니 다문화사회로 재구성해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국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300조 원을 지출했다고 하는데 출처를 정확이 모른다.

최근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신생아 특별공급’ 등의 주거안정 지원책을 내놓았다. 인구감소를 심각하게 보고 있기는 한데 왠지 감동이 빠져있다. 지금부터 ‘아이 낳기’가 대유행이 되어 너도나도 아이를 낳는다 치자. 그래도 20년을 기다려야 아이들이 성년이 되어 국가 산업구성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니 이 인구소멸을 어찌해야 하나. 대한민국이 타이타닉호처럼 가라앉지 않으려면 백방으로 유능한 외국 젊은이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다행히 한국은 OECD 국가의 일원이고, 지금까지 죽을 고생을 해 경제부국을 이루었다. 거기다가 K팝, K드라마, K요리 K컬처 등 매력 있는 문화국가로 부상되고 있다. 필자도 최근 찾은 베트남에서 그 나라 젊은이들에게 ‘코리안드림’이 유행일로임을 확인했다. 우리가 직면한 인구절벽을 해결할 방법 중 하나는 우수한 능력을 가진 젊은 이주민을 받아들이는 사다리정책을 우선순위로 확대하면서 다른 대책도 차근차근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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