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부상·공로자회장 “우린 바지사장” 보조금 횡령 의혹에 “특정 회원이 단체 운영…추후 증거 제시” 안재영 기자

2023년 09월 13일(수) 20:43

일부 오월 공법단체의 수장들이 자신들은 ‘바지사장’이었으며 단체 대소사에 특정 개인이 개입해왔음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광주 서구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중앙회 사무실에서 황일봉 회장과 정성국 공로자회장 등은 일종의 ‘양심선언’을 했다. 정성국 회장은 “A(부상자회 회원)씨가 공법단체 설립을 위해 자금적 부분을 돕는 등 기여를 해왔다”며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단체에 대한(운영) 기대감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 회장은 “공법단체로 전환된 뒤 A씨가 부상자·공로자회 뒤에서 모든 걸 관여하면서 회장들은 일명 ‘바지 사장’이 됐다”며 “모든 서류를 본인이 직접 보기도 했으며,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정 회장은 “보조금 횡령 등 잘못된 A씨의 행동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게 창피하고, 발등을 찍고 싶을 정도”라며 “5·18이 제대로 가기 위한 ‘암덩어리’ 제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씨가 전면에 서지 않은 이유에 대해 황일봉 회장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사람은 5년이 지나야 임원이나 이사 등이 될 수 있다”며 자격이 되지 않음을 돌려 표현한 뒤 “직책을 맡으면 책임이 따르니 바지 사장한테 일은 시켜 두고 본인은 빠져 나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선 “단체 내 A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활동하는 이들이 있다”며 “이들을 주축으로 단체가 좌지우지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단체 내부에서 일어난 개인의 비위에 대해 수장으로써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는 질의에는 “회원들과 시민에게 죄송하다. 문제를 바로잡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며 별도의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