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파업’에 광주송정역 이용객 ‘불편’ KTX·새마을호 등 감축 운행…큰 혼란 없었지만 어수선 1천여명 파업출정식…“시민 위해 수서행 KTX 운행해야” 안태호 기자

2023년 09월 14일(목) 20:48

14일 오후 광주송정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철도노동조합 호남본부 총파업 출정식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애리 기자

“파업인 줄 모르고 기다렸는데 기차가 없다네요. 하는 수 없이 버스를 이용해야 할 판입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 첫날인 14일 오전 광주 송정역. 역 안 라운지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적였지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평상시였다면 예정된 시간에 이곳에 멈출 기차 중 일부가 노조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돼서다.

실제 전날까지 78회 운행됐던 호남·전라·경전선 KTX는 이날 54회로, 16회였던 새마을호는 8회로, 64회였던 무궁화호는 36회로 각각 감축됐다.

이에 ‘예정된 시간을 넘겨 도착하겠다’는 내용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오면서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긴 시민들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맴돌았다.

승차권 창구 앞에서 한 군인은 “열차가 없다”는 역무원의 안내에 급히 버스 터미널로 떠나기도 했다.

순천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유곤(62)씨는 “직항이 취소돼 꽤 돌아가는 기차를 타야 한다”며 “이마저도 시간대가 맞지 않아 급하게 버스라고 타야 할 판이다. 바쁜 평일에 왜 이런 파업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서울행 KTX 탑승객 정현모(32)씨는 “전날 파업 소식을 미리 듣고 표를 예매해 다행”이라면서도 “파업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불편이 계속될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진 이날 오후 1시30분께 광주 송정역에서도 출정식이 열렸다.

출정식은 노조 추산 22개 지부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투쟁사, 연대사, 공연, 결의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결의 발언에서 노조는 KTX와 SRT의 경쟁 구도 가속화를 멈추고 통합 운행을 촉구했다.

노조는 “10년 전 국토부는 ‘철도 쪼개기’를 시민 편익으로 포장했지만 매년 중복 비용으로 낭비되는 혈세가 400억이 넘는다”며 실패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그럼에도 국토부는 단 한번의 공청회나 의견 수렴 없이 지난 1일부터 하루 최대 4천920개의 좌석을 축소했고 이는 열차 대란으로 이어졌다”며 “시민 불편 해소를 위해 KTX 시·종착역을 ‘수서역’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수서행 KTX 운행 요구’는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하는 등 시민 다수의 바람”이라며 “열차의 안전과 시민 편익을 지키기 위해 총파업을 18일까지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총파업 출정식 및 결의대회는 서울·부산·대전·영주·광주송정역 등 전국 5개 거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됐다. 지난 2019년 11월 이후 약 4년만인 이번 총파업에는 전국에서 1만3천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