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직공장 터 현대 ‘속도’…어등산 신세계 ‘정중동’ ●광주 복합쇼핑몰 진행 상황은? 전방·일방부지 사업자 감정평가액 수용…공공기여 협상 촉각 어등산, 제3자 공모 진행중…신세계프라퍼티 접수 여부 주목 박선강 기자

2023년 09월 17일(일) 20:15

북구 임동 전남방직·일신방직 부지 전경. /광주매일신문 DB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투시도.<신세계프라퍼티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지방 복합쇼핑몰’을 언급하면서 광주 복합쇼핑몰 추진 상황에 지역민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의 경우 현재 2곳의 부지를 대상으로 복합쇼핑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그룹이 ‘더 현대 광주’ 구상을 내놓은 전방·일신방직 부지는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신세계프라퍼티가 선점한 어등산은 큰 변화 없이 ‘정중동’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전방·일신방직 공장터 개발 사업자인 휴먼스홀딩스PFV는 지난 14일 공공기여 협상의 기준이 될 감정평가액을 수용하기로 했다.

앞서 광주시와 사업자 측은 객관성 확보를 위해 각각 1곳씩 추첨을 통해 선정한 2개 법인에서 감정평가를 마치고 지난 7월20일 평균 평가액을 제시받았다. 이어 사업자 측은 8월17일 ‘산정 근거가 적절하지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사업자 측이 1개월 만에 감정평가액 수용 의사를 밝히면서 다음 협상은 공공기여 비율 논의로 옮겨가게 됐다.

공공기여는 사업자가 토지를 개발할 때 규제를 완화해 주는 대신, 개발 이익 절반(40-60%) 가량을 지방자치단체에 돌려줘 공공사업에 활용하는 형태다.

일반 공업 지역인 광주 북구 임동 전방·일신방직 공장터를 일반 상업, 준주거, 2종 일반주거, 자연 녹지 등으로 변경하고, 사업자는 여기서 발생하는 땅값 상승분의 일부를 내놓는 방식이다.

공공기여 비율의 경우 광주시는 60%, 이익이 우선인 사업자 측은 40%를 요구할 수밖에 없어 팽팽한 줄다리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전일방(사전협상)이 늦어진 게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밟고 있고 감정 평가 금액에 대해 해당 사업자들이 이의가 있다 보니 다시 절차를 밟느라 과정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강 시장은 “공공기여를 40-60% 사이에서 결정하는데 비율에 따라 수백억원 더 나아가 천억원이 넘게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기업이나 행정의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휴먼스홀딩스PFV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고민만 하기에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 감정평가금액을 우선 수용하고 공공기여 비율을 다시 협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기여 비율이 높으면 좋겠지만 사업자 측에는 결국 이익도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광주시의 60% 요구는 사실상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신세계프라퍼티가 1조3천억원을 투자해 ‘스타필드 광주’를 건립하겠다는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의 경우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오는 10월13일까지 제3자 공모가 진행된다. 접수는 공모 마지막 날인 10월13일에만 이뤄진다.

제3자 공모는 최초 투자 의향 기업에 대해 적정성을 검토한 후 다른 사업자에게도 사업 제안 기회를 주고 평가해 우수 개발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신세계프라퍼티가 14만3천여㎡(4만3천평)을 제안한 상가시설지구에 대해 광주시는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2015년 추진한 타당성 검토 용역에서 산출한 면적 12만9천746㎡(3만9천평)을 기준으로 적정 규모를 11만6천㎡(3만5천평)로 조정했다.

공모 결과, 신세계프라퍼티가 단독 접수하면 평가(1천점 만점)를 거쳐 850점 이상을 얻어야 한다. 공모 지침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재공모할 수도 있다.

신세계프라퍼티 외에 다른 협상자가 나타날 경우 평가(1천점 만점)를 거쳐 최고 득점 사업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

문제는 광주신세계가 현 백화점 부지 확장에 따른 인·허가 행정절차의 첫 관문인 광주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세계측이 10월 철거 예정인 이마트 부지에만 백화점을 새로 건립하는 사업 계획 축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신세계프라퍼티가 어등산 스타필드 계획을 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신세계프라퍼티의 제3자 공모 참여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개최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지방시대 선포식’에서 “지역에 변변한 쇼핑몰 하나 짓지 못한 채 어처구니없는 그러한 정치적 상황을 더 이상 국민들께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선강 기자